2001 길섶에서/ 어떤 법무관

2001 길섶에서/ 어떤 법무관

장윤환 기자 기자
입력 2001-04-25 00:00
수정 2001-04-2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5 ·16직후 게엄령 하에 전방에 배속된 한 초임 법무관이동생을 살해한 민간인의 재판을 맡는다.정신장애인 동생이여자라면 아무나 겁간하려 드는 데 격분해서 일어난 불상사였다.

어느날 밤 입성이 허술한 노인이 하숙집으로 찾아 왔다.‘죽은 놈’과 ‘죽인 놈’의 아버지라고 신원을 밝힌 그 노인은 그동안 겪었던 집안의 난감한 사정을 설명하고,“잘좀 봐주십사”며 무슨 꾸러미를 내밀었다.그것을 ‘뇌물’로 판단한 젊은 법무관은 꾸러미와 함께 노인을 내쳤다.그리고는 ‘집행유예’정도로 처리하려던 생각을 바꿔 피고에게 ‘실형’을 때렸다.

그러나 그는 곧 자신의 처사를 후회한다.어쭙잖은 자존심손상이 ‘오기’로 발동해서,한 인간에게 ‘몹쓸 짓’을 하고 말았다고 깨달았기 때문이다.그 젊은 법무관은 이 사건을 계기로 법에 대해 깊은 사유(思惟)에 들어간다.그리고는소외된 사람들의 옹호에 헌신한다. 우리시대 대표적 인권변호사 황인철(黃仁喆)씨의 자술(自述)이다.그는 너무 일찍우리 곁을 떠났다.

장윤환 논설고문

2001-04-25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일상 및 업무 내 AI 서비스 활용 비중은 어느 정도입니까?
일상 및 업무 내 AI 서비스 활용 비중은 어느 정도입니까?
일과 대부분을 AI와 병행한다.
단순 참고용으로 간헐적 활용한다.
거의 활용하지 않거나 직접 수행하는 방식이 우선이다.
지난 Poll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