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변의 난지도가 또 세상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게 됐다.서울시가 19일 환경단체의 반발을 고려해 시민공원도 조성하면서 골프장을 만들기로 했기 때문이다.몇년째 끌어온 사안인지라 논의의 여진은 이어질 것같다.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난초와 지초가 유난히 많았다해서이름 붙여진 난지도의 역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본래 홍수로 한강물이 범람하면서 운반되어온 토사가 반복적으로쌓여 만들어진 것.여의도보다 조금 작은 82만3,000평으로7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갈대숲이 울창해 청춘남녀들이 즐겨찾던 데이트코스였다.
경관이 뛰어나다 보니 시샘을 샀었나 보다.서울시는 1978년부터 생활 쓰레기를 매립키로 했고 난지도는 하루아침에 쓰레기산으로 전락하게 된다.수난의 세월 15년.파리와 먼지 그리고 악취로 뒤덮이며 삼악도(三惡島)라는 오명을 얻게 된다.
자연의 이치는 사람들의 허물조차도 감싸안았다.1993년쓰레기 매립을 마치면서 은은한 향기를 흩날리던 본래의생태계로 돌아왔다.모두들 기적이라고 했다.8.5t트럭 1,300만대분의 쓰레기가 쌓이며 만들어진 약 100m 높이의 낙타봉같은 두개의 평탄면에는 푸르름이 짙어지며 새들이 날고 풀벌레가 찾아들었다.
기적같은 생태계 복원의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너도 나도 활용하겠다고 나선 것이다.2002년의 월드컵 경기장이 바로 옆에 들어서면서 5만8,000여평의 제2매립지에는 생태공원을 조성하기로 일찌감치 매듭지어졌다.
그러나 이보다 두배쯤 넓은 제1매립지의 활용방안에는 생각들이 달랐다.먼저 한해에 8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골프장을 만드는 방안이 제시됐다.최근 골프인구의 급증을 당위성으로 들었다.환경단체는 반대했다.잔디가 자란다해서친환경적 접근이 아니라며 농약 등의 사용으로 생태계가또다시 파괴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서울시는 골프장을 선택했지만 이제라도 난지도의 역사를 한번쯤 더듬어 보기 바란다.23년전의 쓰레기 매립 결정을 지금의 눈으로 평가해 보라는 것이다.그리고 미래상을 그려봐야 한다.난지도는 환경보존의 소중함을 깨우치는 ‘현장’이어야 하지 않은가.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난초와 지초가 유난히 많았다해서이름 붙여진 난지도의 역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본래 홍수로 한강물이 범람하면서 운반되어온 토사가 반복적으로쌓여 만들어진 것.여의도보다 조금 작은 82만3,000평으로7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갈대숲이 울창해 청춘남녀들이 즐겨찾던 데이트코스였다.
경관이 뛰어나다 보니 시샘을 샀었나 보다.서울시는 1978년부터 생활 쓰레기를 매립키로 했고 난지도는 하루아침에 쓰레기산으로 전락하게 된다.수난의 세월 15년.파리와 먼지 그리고 악취로 뒤덮이며 삼악도(三惡島)라는 오명을 얻게 된다.
자연의 이치는 사람들의 허물조차도 감싸안았다.1993년쓰레기 매립을 마치면서 은은한 향기를 흩날리던 본래의생태계로 돌아왔다.모두들 기적이라고 했다.8.5t트럭 1,300만대분의 쓰레기가 쌓이며 만들어진 약 100m 높이의 낙타봉같은 두개의 평탄면에는 푸르름이 짙어지며 새들이 날고 풀벌레가 찾아들었다.
기적같은 생태계 복원의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너도 나도 활용하겠다고 나선 것이다.2002년의 월드컵 경기장이 바로 옆에 들어서면서 5만8,000여평의 제2매립지에는 생태공원을 조성하기로 일찌감치 매듭지어졌다.
그러나 이보다 두배쯤 넓은 제1매립지의 활용방안에는 생각들이 달랐다.먼저 한해에 8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골프장을 만드는 방안이 제시됐다.최근 골프인구의 급증을 당위성으로 들었다.환경단체는 반대했다.잔디가 자란다해서친환경적 접근이 아니라며 농약 등의 사용으로 생태계가또다시 파괴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서울시는 골프장을 선택했지만 이제라도 난지도의 역사를 한번쯤 더듬어 보기 바란다.23년전의 쓰레기 매립 결정을 지금의 눈으로 평가해 보라는 것이다.그리고 미래상을 그려봐야 한다.난지도는 환경보존의 소중함을 깨우치는 ‘현장’이어야 하지 않은가.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2001-04-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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