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의 동양학’ 무엇이 문제인가

‘도올의 동양학’ 무엇이 문제인가

김주혁 기자 기자
입력 2001-04-18 00:00
수정 2001-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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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강의를 통해 동양학 대중화 붐을 일으킨 도올 김용옥은 찬사에 못지 않게 비판도 끊임없이 받고 있다.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찬반 논란이나,신문·잡지 기고를 통한지적은 무수히 많은 가운데 책으로 나온 것은 이제까지 2종.도올의 불교관을 꾸짖은 ‘김용옥 선생 그건 아니올시다’(변상섭,시공사)와 노자 해석에 직격탄을 날린 ‘노자를 웃긴 남자’(이경숙,자인)이다.거기에 1종이 또다시 보태졌다.도올의 공자 해석에 동양철학계가 마침내 이의를제기하고 나선 것.

이기동 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장 겸 유학대학원장은 ‘도올 김용옥의 일본 베끼기’(동인서원)를 펴내고 “동양사상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왜곡되게 알리는 것은 알리지 않는 것보다 더 큰 폐해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해 비판서를 쓰기로 했다”며 칼날을 빼들었다.

김원장이 지적하는 도올의 무비판적 일본 베끼기 사례는크게 두가지.공자가 무당의 아들이라고 단정지었고,공자의 핵심사상인 인(仁)을 도외시한 채 예(禮)만을 강조했다는 것이다.일본 시라카와시즈카는 ‘공자전’에서 공자의 어머니 안징재가 이구산에서 기도를 해 공자를 낳았다는 사실만을 토대로 무당일 것이라고 추측,지구상에서 유일하게 공자의 ‘무당 아들설’을 제기했다.일본에는 일반인이기도를 해서 아이를 낳는 습관이 없기 때문에 기도를 하는 사람은 무당이라고 착각할 수 있지만,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누구나 삼신할머니든 부처님에게든 기도를 하는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이상할 것이 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도올은 추측을 단정으로 바꿔 앵무새처럼 외쳤단다.

또 한국사상이 성선설에 가깝고 도덕과 양심을 중시하는반면 일본사상은 성악설에 가까워 예법을 중시한다.그같은 일본인의 한계 때문에 소라이가 공자 사상의 핵심으로 인 대신 예를 강조,공자사상을 왜곡시킨 점도 도올은 아무생각없이 답습했다는 지적이다.

저자는 일본적 시각을 주체적으로 분석,수용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그 시각에 매몰돼 우리 것을 잃어버린다면일본적 시각을 통해 한국을 비판하는 꼴이 된다며 엘리트들의 망국적 행태로 인한 일본 사상·문화의 침략을우려했다.

공저자인 배요한은 정작 도올에 대해 학자·전문가 집단이 비판에 나서야 함에도 침묵하는 이유는 그의 학문에 대한 태생적인 반감과,그에 대한 비판이나 평가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생각 때문이며,그의 사상체계가 너무 방대해 일개인이 나서기에는 역부족일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한편 도올은 이같은 비판을 의식,얼마전 TV강의를 통해 자신의 학문 자세 등에 대해 해명하며,비판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올 비판이잇따르는 것은 그의 논리에 결함이 있기 때문인데다,불교나 유교 등 종교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데 대한 반발이나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도 작용하고 있지 않겠느냐는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주혁기자 jhkm@
2001-04-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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