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력 不在’ 日, 경제·외교 최악.
일본이 흔들리고 있다.정치는 실종되고 경제도 위기다.미국 새 정부의 출범으로 동북아 지역에서 격랑이 예고된 가운데 구심력을 잃은 일본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대한매일은 ‘긴급점검 2001 남북한·주변4강’시리즈의 마지막 순서로 일본의 대외 정책과 북·일 수교전망,한반도 주변 4강의 역학관계를 집중 점검한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지금 일본은 지도력 부재(不在)의상황이다. 거품경제 붕괴 이후 최악의 경제난까지 겹쳤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의 4월 퇴진을 앞두고 ‘포스트모리’를 다투는 밀실의 국내 정치만 무성하다.국제 정치의 방향타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가늠키 어렵다.
모리 총리의 미국 방문을 두고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시간 낭비”라고 헐뜯었다.리더십을 잃은 모리가 조지 W부시 미 대통령과 무슨 알맹이 있는 얘기를 하겠느냐는 회의론 때문이었다.
모리 외교의 자문역인 한 대학교수는 “에히메마루 실습선 침몰사고건 말고는 모리 총리가 미국에 말할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충고했을 정도였다.
다행히 양국 정상회담에서 일본은 ‘미·일 안보동맹의강화’라는 원칙적인 지지를 얻어냈다.일본은 클린턴에 이은 든든한 동맹 관계를 재확인했다.모리로서도 체면치레는한 셈이다.
그러나 그 뿐이다.
안개 속에 가려져 있는 미국의 대북(對北)·대중(對中)정책,지난해 10월 이후 중단된 북한과의 수교협상,북방영토 반환에 대한 러시아의 어정쩡한 자세,순조롭지 못한 중국과의 관계 등 외교만을 놓고 볼 때 일본으로선 뭐하나뜻대로 되는 게 없다.더욱이 4월3일 역사교과서 검정결과발표 이후 한국·중국과의 외교마찰도 불 보듯 뻔한 상태다.
모리모토 사토시(森本敏) 다쿠쇼쿠(拓植)대학 교수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3국의 공조강화를 약속한것은 좋은 의미로 평가할 수 있으나 북한에 어떻게 대응할지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말했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그 일부인 대한반도 정책이확정될 때까지 일본도 미국 눈치를 보며 포용정책에 대한지지,한·미·일 공조를 유지해 나가는 방법 외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26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그룹(TCOG)은 3국의 공조를 확인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미국이 과거와는 달리 중국을 미래의위협으로 인식하고 경계하고 있다는 것이다.이런 맥락에서 미국은 일본에 동북아에서의 역할 증대를 요구하고,일본도 이를 적극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케사다 히데시(武貞秀士) 일본 방위청 방위연구소 제3연구실장은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강대국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일본은 점점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없다”면서 “3∼5년 후 안전보장 분야에서의 협력강화가미·일관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역할 증대는 동북아에서의 새로운 긴장을 초래할수 있다.일본 군비증강을 용인하는 미국과 재무장을 가능토록 헌법을 개정하려는 일본 우익세력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 동북아에서 ‘힘의 균형’이 깨질 가능성은 얼마든지있다.
힘을 키워가는 일본에 맞서기 위한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나아가 북·중·러의 3각 연대체제 정립의 대결구도도예견되는 대목이다.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와도 영토반환 문제로 갈등의 골이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본의 대중,대러 정책은 선택의 폭이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일본의 예상되는 변신 속에서도 한반도 3대 원칙에는 큰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들의 일치된 시각이다.먼저 남북 통일문제는 한민족끼리 해결해야한다는 ‘통일 불간섭 원칙’은 일본 정부가 계속 지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또 북한과의 수교협상은 65년의 한·일기본조약을 기초로 한다는 원칙도 일본 국민의 여론이 바뀌지 않는 한 변경하지 않을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긴장완화와 관련한 안보정책 수립 때 미·일안보조약에 반하는 한반도 정책은 취하지 않는다는 원칙도지켜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본은 한국이 미·일과의 연대 틀에서 비켜나 러시아,중국에 ‘윙크’를 하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가 다각도의 외교채널을 통해 이런 의구심을 해소해줄 필요는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marry01@
일본이 흔들리고 있다.정치는 실종되고 경제도 위기다.미국 새 정부의 출범으로 동북아 지역에서 격랑이 예고된 가운데 구심력을 잃은 일본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대한매일은 ‘긴급점검 2001 남북한·주변4강’시리즈의 마지막 순서로 일본의 대외 정책과 북·일 수교전망,한반도 주변 4강의 역학관계를 집중 점검한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지금 일본은 지도력 부재(不在)의상황이다. 거품경제 붕괴 이후 최악의 경제난까지 겹쳤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의 4월 퇴진을 앞두고 ‘포스트모리’를 다투는 밀실의 국내 정치만 무성하다.국제 정치의 방향타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가늠키 어렵다.
모리 총리의 미국 방문을 두고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시간 낭비”라고 헐뜯었다.리더십을 잃은 모리가 조지 W부시 미 대통령과 무슨 알맹이 있는 얘기를 하겠느냐는 회의론 때문이었다.
모리 외교의 자문역인 한 대학교수는 “에히메마루 실습선 침몰사고건 말고는 모리 총리가 미국에 말할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충고했을 정도였다.
다행히 양국 정상회담에서 일본은 ‘미·일 안보동맹의강화’라는 원칙적인 지지를 얻어냈다.일본은 클린턴에 이은 든든한 동맹 관계를 재확인했다.모리로서도 체면치레는한 셈이다.
그러나 그 뿐이다.
안개 속에 가려져 있는 미국의 대북(對北)·대중(對中)정책,지난해 10월 이후 중단된 북한과의 수교협상,북방영토 반환에 대한 러시아의 어정쩡한 자세,순조롭지 못한 중국과의 관계 등 외교만을 놓고 볼 때 일본으로선 뭐하나뜻대로 되는 게 없다.더욱이 4월3일 역사교과서 검정결과발표 이후 한국·중국과의 외교마찰도 불 보듯 뻔한 상태다.
모리모토 사토시(森本敏) 다쿠쇼쿠(拓植)대학 교수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3국의 공조강화를 약속한것은 좋은 의미로 평가할 수 있으나 북한에 어떻게 대응할지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말했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그 일부인 대한반도 정책이확정될 때까지 일본도 미국 눈치를 보며 포용정책에 대한지지,한·미·일 공조를 유지해 나가는 방법 외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26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그룹(TCOG)은 3국의 공조를 확인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미국이 과거와는 달리 중국을 미래의위협으로 인식하고 경계하고 있다는 것이다.이런 맥락에서 미국은 일본에 동북아에서의 역할 증대를 요구하고,일본도 이를 적극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케사다 히데시(武貞秀士) 일본 방위청 방위연구소 제3연구실장은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강대국이 되어가는 상황에서 일본은 점점 미국에 의존할 수밖에없다”면서 “3∼5년 후 안전보장 분야에서의 협력강화가미·일관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역할 증대는 동북아에서의 새로운 긴장을 초래할수 있다.일본 군비증강을 용인하는 미국과 재무장을 가능토록 헌법을 개정하려는 일본 우익세력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 동북아에서 ‘힘의 균형’이 깨질 가능성은 얼마든지있다.
힘을 키워가는 일본에 맞서기 위한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나아가 북·중·러의 3각 연대체제 정립의 대결구도도예견되는 대목이다.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와도 영토반환 문제로 갈등의 골이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본의 대중,대러 정책은 선택의 폭이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일본의 예상되는 변신 속에서도 한반도 3대 원칙에는 큰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들의 일치된 시각이다.먼저 남북 통일문제는 한민족끼리 해결해야한다는 ‘통일 불간섭 원칙’은 일본 정부가 계속 지켜 나갈 것으로 보인다.또 북한과의 수교협상은 65년의 한·일기본조약을 기초로 한다는 원칙도 일본 국민의 여론이 바뀌지 않는 한 변경하지 않을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긴장완화와 관련한 안보정책 수립 때 미·일안보조약에 반하는 한반도 정책은 취하지 않는다는 원칙도지켜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본은 한국이 미·일과의 연대 틀에서 비켜나 러시아,중국에 ‘윙크’를 하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가 다각도의 외교채널을 통해 이런 의구심을 해소해줄 필요는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marry01@
2001-03-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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