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서울시향 600회 정기연주회

리뷰/ 서울시향 600회 정기연주회

탁계석 기자 기자
입력 2001-02-20 00:00
수정 2001-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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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서울시향의 제600회 정기연주회가 열렸다.시향은 우리 오케스트라로서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졌다.1945년 9월15일 계정식 현재명 김성태가 중심이 되어 출범시킨 고려교향악단이 출발점이다.

이 오케스트라는 근대사의 영욕을 수용하면서 장족의 발전을 했지만 아쉽게도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는 이르지 못한 것 같다.지난해 공연장 민간위탁 이후 오케스트라와 극장의 갈등수위가 한층 높아지기도 했다.노조가 결성되는 등 향후 오케스트라 방향에 불안감을 안겨 주기도 했다.예술단체노조는 우리 현실에서 성급한 면이 없지 않다고 본다.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일까.본질적으로 오케스트라 생리를 알지 못한 탓이다.우후죽순 생겨난 민간 오케스트라들이일부 붕괴되었고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과연 오케스트라는누구를 위해 존재하고, 왜 극장에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의근본적인 답을 사회가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오케스트라 존립이 문화의 다양성을 충족시키는 수단에 그치고 만다면 한계는 이미 노출된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 시향은 피곤하고 지쳐 있다.의욕을 꺾는 구조적 모순에 오랫동안 시달려 왔기 때문이다.일부 타성에 젖은 단원의의식이 문제가 되겠지만 예산지원도 부족하고 시민 관심도멀어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케스트라 발전을 기대할 수는없다.

그러나 오케스트라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특히 공공 오케스트라의 예술적 가치 정립은 전체 문화를 향상시키는 데책임이 크다.특히 오케스트라는 창작 정신의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그런데도 우리 오케스트라 현실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무엇보다 이를 지원하는 행정의 전문성이 부족하다.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은 해법을 모르기 때문이다.단원의고정관념과 나태함도 문제일 수 있다.만성적인 예산부족도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끊임없는 오디션 잡음,단원과 지휘자의 갈등,예술단체와 행정과의 부조화 등이 오케스트라발전의 걸림돌이다.55년의 역사를 가진 시향이 거듭나기 위해 풀어야 할 숙제들이다.

때를 놓치면 모든 것은 더한 희생을 치러야 한다.세상이 달라지면 시각도 달라져야하고 시스템도 달라져야 한다.사람도 오케스트라도 연륜의 의미를 깨달을 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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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평론가 탁계석
2001-02-2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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