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스턴 처칠은 ‘제2차 세계대전 회고록’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2차 대전 당시 영국 총리로서 그는 영국 국민에게피와 땀과 눈물을 호소, 전쟁을 겪는 국민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최근 김영삼(金泳三·YS)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정가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YS는 ‘민주주의를 위한 나의 투쟁’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회고록 서문에서“내가 기억하는 한,그 진실만을 썼다”고 말했다. 자신의재임 5년간을 연대별로 상·하권 6부에 나눠 국정의 주요한주제에 관해 술회하는 형식을 취했다.
국가 경영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을 지냈던 분이 회고록을쓴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최고위 공직의 경험을 사회가 공유하고 그럼으로써 역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회고록은 역사의 반면교사가 되어야 한다.처칠의 ‘회고록’같이 지도자가 곤경에 처한 국민들에게 어떻게 용기를 주었는지는 쓸 수 없더라도 후임자들이나 후학들이 똑같은 잘못이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교훈서가 되어야 한다.그런데 YS 회고록의 상당 부분은 사건의 뒤안길에묻힌 에피소드 중심의 기술이 차지하고 있다.민족과 세계사를 꿰뚫어 보는 지도자의 통찰이라든가 국가 경영의 주요한고비마다 국정의 책임자가 겪는 고뇌나 역사앞에서의 통렬한자책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사태와 관련, “모든 책임이나한테 있다”면서도 “IMF로 가야 할 정도의 위기상황임을사전에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다”고 썼다.사실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당시 우리 경제를 왜 제대로 진단하지 못했는가 하는 등 정책운영시스템의 반성은 찾아 볼 수 없다.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비자금 문제를 들춰내 비난을 하면서 DJ가다섯 차례나 면담 요청을 했고 수사 중단 조치에 ‘감사’를연발했으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당시 총리 경질을 통보받고 혼이 나가 출입문도 찾지 못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장자크 루소는 그의 ‘참회록’에서 “잘못을 하나도 숨기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후대 사람들은 그 참회록에서 진실아닌 거짓을 샅샅이 찾아냈다.인간의 기억은 한계가 있고 자기에게는 관대할 수밖에 없다.YS의 회고록은 현실 정치판에또 하나의 시빗거리를 제공하기보다는 ‘군사정치문화의 청산’에 더 충실했어야 했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국가 경영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을 지냈던 분이 회고록을쓴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최고위 공직의 경험을 사회가 공유하고 그럼으로써 역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회고록은 역사의 반면교사가 되어야 한다.처칠의 ‘회고록’같이 지도자가 곤경에 처한 국민들에게 어떻게 용기를 주었는지는 쓸 수 없더라도 후임자들이나 후학들이 똑같은 잘못이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교훈서가 되어야 한다.그런데 YS 회고록의 상당 부분은 사건의 뒤안길에묻힌 에피소드 중심의 기술이 차지하고 있다.민족과 세계사를 꿰뚫어 보는 지도자의 통찰이라든가 국가 경영의 주요한고비마다 국정의 책임자가 겪는 고뇌나 역사앞에서의 통렬한자책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사태와 관련, “모든 책임이나한테 있다”면서도 “IMF로 가야 할 정도의 위기상황임을사전에 아무도 말해 주지 않았다”고 썼다.사실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당시 우리 경제를 왜 제대로 진단하지 못했는가 하는 등 정책운영시스템의 반성은 찾아 볼 수 없다.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비자금 문제를 들춰내 비난을 하면서 DJ가다섯 차례나 면담 요청을 했고 수사 중단 조치에 ‘감사’를연발했으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당시 총리 경질을 통보받고 혼이 나가 출입문도 찾지 못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장자크 루소는 그의 ‘참회록’에서 “잘못을 하나도 숨기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후대 사람들은 그 참회록에서 진실아닌 거짓을 샅샅이 찾아냈다.인간의 기억은 한계가 있고 자기에게는 관대할 수밖에 없다.YS의 회고록은 현실 정치판에또 하나의 시빗거리를 제공하기보다는 ‘군사정치문화의 청산’에 더 충실했어야 했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khlee@
2001-02-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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