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의회의 부당한 통상압력

[사설] 美 의회의 부당한 통상압력

입력 2001-02-16 00:00
수정 2001-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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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에 제출된 상·하원 공동결의안이 우리 산업은행의 현대전자 자금 지원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정치적 압력 행사에 나선 것은 부당한 일이다.국제 규범에도 맞지 않은 미국 일부 의원의 이런 행동에 정부와 금융업계는 적극대응해야 할 것이다.특히 올해 외국으로부터 통상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그만 정치적 압력도 간과하지말고 세밀하게 대처해야 한다.

미국 상원의원 4명이 발의한 결의안은 상·하원에 제출돼곧 통과될 것이라고 한다.결의안은 산업은행의 현대전자 회사채 인수가 국제통화기금(IMF) 협정이나 수출보조금 지급을금지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어긋나는 ‘불법’이라고 주장한다.이어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금융지원을 중단시키거나 지원효과를 상쇄시키는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고있다.이런 결의안이 법적구속력은 없지만 미국 정부나 우리정부에 정치적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정부가 산업은행을 통해 현대그룹 계열사에 자금 지원을 한 것은 그동안 국내에서도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대우그룹을 해체한 것과 비교해 “현대만 너무 봐준다”며 형평성 문제까지 제기됐다.미국 의원들의 결의안은 사실 이런 현대그룹 지원에 대한 국내 비판논리를 그대로 옮기면서 세밀화한 것이다.따라서 우선 국내 논쟁의 불씨를 조기 진화하지못해 미 의회 결의안으로까지 비화하게 만든 정부의 소극적대처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미국 의원들의 결의안에는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

무엇보다 IMF는 지난 1월 정부의 현대전자 회사채 인수에 대해 “회사채 시장이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 정당화될 수 있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승인한 상황이다.그런데도 결의안을통해 IMF 협정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또 정부가 현대 계열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의 회사채도 사준 점에서 현대에 대한 특혜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현대전자회사채 발행금리도 그렇게 낮지 않아 WTO 위반 보조금으로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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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특히 산업은행의 회사채 인수에는 작년 말까지의 한국 경제상황을 감안해야 한다고 본다.경기 급랭기에 금융시장이 마비된 상태에서 만일 현대그룹마저 침몰했다면 한국은엄청난 경제적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따라서 정부는 산업은행의 회사채 인수는 불가피했다는 점을 미국에 논리적으로설명해야 한다.미국 의회가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결의안을채택한다면 미국 반도체업계의 로비를 받은,정치적 통상압력으로 볼 수밖에 없다.정부는 미국 의회의 부당한 압력에 단호하게 맞서야 할 것이다.
2001-02-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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