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선언] 사이버 성폭력 네티즌이 막자

[여성 선언] 사이버 성폭력 네티즌이 막자

권수현 기자 기자
입력 2001-02-12 00:00
수정 2001-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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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이버세상이 성폭력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지난해온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백지영사건’도 만연한 사이버성폭력의 한 예일 뿐이다.이 사건에서 많은 이들이 동영상을퍼뜨린 전 매니저를 욕하면서 또 동시에 그 동영상 다운받기에 열광적이었다.사실 유명연예인이어서 사회문제가 됐을뿐 그보다 더한 음란물을 인터넷상에서 언제든지 구할 수 있다.10대가 즐겨 찾는 인터넷 채팅방 서비스는 현재 1,0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방제목부터 음란한 언어로도배하거나 채팅을 통해 ‘번섹’‘컴섹’원조교제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여성단체가 지난해 조사한 10대의 대화방 이용실태를 보면그 경향과 심각성을 한눈에 알 수 있다.사이버 성폭력이 주로 발생하는 장소가 PC통신이나 인터넷 채팅방·게시판이고가해자들은 전자우편·쪽지 등을 주로 이용했다.시간이 늦을수록 대화내용이 불건전해지고 참여자 연령이 낮을수록 불건전한 대화방이 많았다.불건전한 대화로 제재받은 비율을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월등하게 많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욕설,음란한 언어사용이 대부분이었다.그리고 은어사용으로 교묘히 단속을 피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었다.

사이버 성폭력은 사이버 성희롱,사이버 스토킹,사이버 명예훼손 등을 총칭한다.현실세계의 비뚤어진 성문화가 사이버세계까지 오염시킨 주범이지만,문제는 익명성과 비대면(非對面)성이라는 사이버세계의 특성을 이용하여 성폭력 현상이 현실세계보다 더 활개치며 앞서가는 점이다.그러면서 사이버공간에서 진정으로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기대한 네티즌의꿈도 같이 사그라진다.특히 언어·성 폭력은 여성 네티즌을억압하고 여성의 정보접근성마저 떨어뜨릴 우려가 있어 여성단체들은 사이버 성폭력 추방운동을 지난해부터 전개해왔다.

외국에서도 욕설을 하는 네티즌이 있지만 네티즌 스스로 인터넷 언어정화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고,미국에서는네티켓 칼럼니스트도 생겨났다고 한다.영국에서는 욕설과 비방 글을 인터넷사이트에 방치한 운영자가 10억원을 물기도했는데,우리도 이제 네티즌들이 사이버 성폭력을 추방하는자발적인 운동을 본격화해야 한다.성폭력특별법 제14조에 사이버 성폭력을 처벌하는 근거가 마련돼 있긴 하지만 법적인제재보다 자율적인 정화운동이 근본문제 해결에 더 도움이될 것이다.

금년부터 초등학교에서 네티켓 교육을 시키기로 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네티즌 교양강좌도 활성화해야 한다.현재 몇몇 대화방에서 운영하는 사이버경찰제도는 효과가 미미한 실정이다.먼저 ID정지 조치가 별로 큰영향을 주지 못한다.며칠 있으면 다시 사용할 수 있고 다른곳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되기 때문이다.따라서 그동안 영업확장에만 신경 써온 사이트 운영자들은 회원실명화를 비롯해선량한 네티즌을 보호하고 성폭력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보다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네티즌들은 각자 상대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행위를 하고 있지나 않은지 우선 자기점검을 하고,성폭력 가해자를 만나면 즉각 경고메시지를 보내거나 증거화면을 저장하여 사이트 운영자 또는 사이버 성폭력 상담센터로 신고하는 것을 일상화해야 한다.

네티즌들이여,우리의 인터넷 문화는 그대들 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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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수 현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총장
2001-02-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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