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길섶에서/ 자리 보고 발 뻗기

2001 길섶에서/ 자리 보고 발 뻗기

장윤환 기자 기자
입력 2001-02-07 00:00
수정 2001-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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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중국 노(魯)나라에 시(施)씨 형제가 있었다.학문에 전념했던큰아들은 제(齊)나라로 가서 문치(文治)를 주창해 왕실 자제들의 스승이 됐고,병법을 닦은 작은아들은 초(楚)나라로 건너가 ‘부국강병’을 설파한 끝에 군 최고사령관이 됐다.

시씨네 이웃에 살던 맹(孟)씨네 형제가 이들을 본떠 큰아들은 학문에 힘쓰고,둘째 아들은 병법을 익혔다.몇년 뒤 큰아들은 진(秦)나라로 건너가 임금에게 학문을 통한 문치(文治)를 설득하려 했다.‘부국강병’을 꿈꾸고 있던 임금은 그를 노나라에서 보낸 첩자로 단정하고불알을 까는 궁형(宮刑)에 처했다. 위(衛)나라로 간 작은아들은 임금에게 병법을 들먹이며 ‘부국강병’을 유세(遊說)하다가 발뒤꿈치를잘리는 월형을 당하고 말았다. 강대국들 틈에서 외교를 통한 생존에여념이 없던 임금은 그를 노나라의 첩자로 의심했던 것이다.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으라’는 속담이 있다.발 뻗을 자리를잘못 선택한 비극이라고나 할 것인가.

장윤환 논설고문

2001-02-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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