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현씨 어제 영결식

이수현씨 어제 영결식

입력 2001-01-30 00:00
수정 2001-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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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의 전철역에서 철로에 떨어진 일본인 취객을 구하려다 숨진 유학생 이수현(李秀賢·26·고려대 무역학과 4년 휴학)씨가 29일한·일 양국 국민들의 가슴에 살신성인의 숭고한 정신을 남기고 영원히 잠들었다.

이씨의 영결식은 이날 오후 그의 빈소가 차려졌던 도쿄 아라카와(荒川)구 아카몬카이(赤門會) 일본어학교에서 그와 함께 공부하던 한국인 유학생,일본정부 관계자,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장으로 거행됐다.

조문객들은 일본인 스승이 추도사 중간에 이씨가 학원에서 공부하면서 썼다는 작문을 읽어내려 가자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나의 취미’라는 이 글에는 “산악 자전거,수영 등 내가 운동을 좋아하는 이유는 땀을 흘림으로써 내 체력의 한계를 확인하고 내 자신을 발견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씨의 유해는 화장돼 30일 부산으로 옮겨져 안장된다.

영결식에 앞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이날 오전 주일대사관 유광석(柳光錫) 정무공사를 빈소에 보내 조의를 표했다.김 대통령은 “이씨는 비록 우리 곁을 떠났지만 숭고한 희생정신은 한·일 양국 국민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는 위로의 말을 이씨 부모에게 전했다.

모리 요시로(森喜朗)일본 총리도 이날 낮 빈소를 전격 방문,조의를표하는 등 일본 정·관계 고위 인사들과 시민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모리 총리는 이씨의 영정 앞에 분향한 뒤 이씨 부모에게 “이씨는 의로운 행동을 하다가 귀중한 목숨을 잃었다”면서 “한·일 관계를 위해 장차 큰 일을 할 사람이라고 들었는데 안타깝다”고 애도했다.

또 “이씨의 죽음이 일본 젊은이들에게도 모범이 되도록 가르치고싶다”고 말했다.

모리 총리 외에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외상,가토 고이치(加藤紘一)자민당 전 간사장 등이 조문했다.가가와 히데토시(加川英俊) 도쿄 신주쿠(新宿) 경찰서장도 빈소를 찾아 감사장과 메달을 이씨 부모에게전달했다.일본정부는 이씨와 함께 사망한 세키네 시로(關根史郞·47)씨등 2명에게 모리 총리 명의의 서장(書狀)을 증정하기로 결정했다.

재일한국민단 중앙본부도 이날 이씨를 애도하는 성명을 내고 “이씨의 용기있는 행동은 이웃에 대한 사랑이 메말라가고 있는 요즘 한국인의 긍지로서 영원히 마음속에 새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씨의 모교인 고려대는 이씨의 살신성인 정신을 기리기 위해교내에 추모비를 건립하고 이씨에게 명예 졸업장을 수여키로 했다.또유가족의 뜻에 따라 30일 오후 경기도 서창캠퍼스에서 이씨의 노제를지낼 예정이다.

육철수 박록삼기자 ycs@
2001-01-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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