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시각장애인 점자옥편 펴냈다

팔순 시각장애인 점자옥편 펴냈다

입력 2001-01-13 00:00
수정 2001-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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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을 전혀 못보는 80세 시각장애인이 15년간의 작업 끝에 무려 1만5,000자가 넘는 ‘점자옥편’을 완성,출간했다.

한국맹인이료연구회 김필년(金弼年) 회장은 시각장애인들이 쉽게 한자를 해독할 수 있도록 한자의 부수·획수·독음을 결합한 독창적인한자 점자옥편을 완성,오는 17일 성동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김회장은 7세때 안질로 시력을 잃은 후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신과같은 처지의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평생을 바치기로 결심하고 지난 60년 침구·안마·지압 등 동양의술을 연구하는 한국맹인이료협회를 세웠다.

그는 협회에 맹인을 대상으로 한 2년제 무료교육과정을 만들어 안마와 침구술 등을 가르치며 시각장애인들의 자립을 돕는데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이 과정에서 김회장은 이료(理療)교재 대부분이 한자로 돼 있어 한글점자로는 배우기 어렵다고 판단,지난 85년부터 한자 점자작업을 시작했다.

낮엔 침술원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저녁 6∼9시엔 교육생들에게 강의까지 한뒤 잠을 아껴가며 하루 30∼50자씩 글자를 만들어가는 힘든작업이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7년만인 92년 중등교육용 한자 1,800자를 점자옥편으로 제작하는데 성공했고,이번에 1만5,000자가 넘는 점자옥편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김회장은 3남 1녀의 자녀들이 독립한 후엔 침술원 수입의 대부분을옥편 제작과 맹인 교육에 쏟아부었다.

김회장은 “한자점자 옥편을 이용하면 시각장애인들이 남의 도움을받지 않고도 동의보감과 황제내경 등 의서를 빠르게 볼 수 있다”며“침술이나 역술 등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시각장애인들이 큰 도움을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
2001-01-1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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