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가 사람들/ 박영숙 駐韓호주대사관 문화공보실장

외교가 사람들/ 박영숙 駐韓호주대사관 문화공보실장

이동미 기자 기자
입력 2001-01-08 00:00
수정 2001-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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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는 것입니다.여유가 생기면 그때 남을 돕겠다는 말은 거짓입니다.” 주한 호주 대사관 박영숙(朴英淑·46) 문화공보실장은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아이들을 양부모와 연결해주는 ‘수양부모협회’의 회장으로 세간에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최근에는 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진 빚을 갚기 위해 18년간근무하던 영국 대사관을 그만두고 호주 대사관으로 자리를 옮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나이 40이 되면 내가 가진 행복과 부를 사회에 돌려주리라고 다짐했습니다.유학시절 만난 미국인 남편과 7살짜리 아들도 든든한 후원자지요.” 그녀가 봉사를 시작한지도 벌써 6년.영국대사관 공보관 시절 버려진아이를 하나둘 데려다 자신의 집에서,친척집에 맡겨 기르면서 이러한생각을 실천에 옮겼다.

박 실장이 많은 자원봉사중에서 유독 버려진 아이를 돌보는 일을 시작한데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가난했던 미국 유학시절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서 버려진 아이를미국의 양부모에게 데려다주는 일을 했습니다.노란 머리,파란눈의부모가 무서워 울며 매달리는 아이들을 애써 뿌리치면서 나중에 돈을벌면 꼭 버림받은 아이들을 돌보겠다고 결심했지요.” ‘남의 아이 잘 키우는 여자’라는 소문이 나자 영국 대사관 앞에는 아이를 버리는 사람들이 하루하루 늘어났고 98년 4월4일,그녀는 마침내 수양부모협회를 창립했다.돌보아야 하는 아이들이 200명에 이르러 이들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게 돼 지난해 8월에는 1억5,000여만원의 빚까지 내가며 서울 정릉 3층짜리 집에 ‘수양부모협회쉼터’를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집을 수리하다가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평생 다리에 철심을 박고 살아야 하는 형편이 됐지만 물질적 여유와 안락한 삶보다도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는 것을 보며 더 큰 행복을 느낀다는 박씨.

‘버려진 아이를 받아들여 행복을 주고 떠난다면 어찌 인생이 짧고쓸쓸하다고만 할 수 있으랴…’는 것이 그녀의 인생관이다.



이동미기자 eyes@
2001-01-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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