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이었던 법원은 문을 활짝 열고 국민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반면 검찰은 수사 과정의 노출을 단속하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검찰의 노출 단속은 외풍에 휩쓸리지 않으려는 자기방어적성격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자칫 독단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法 “국민편에서 믿음가게”.
요즘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의 법정에서는 민사소송 당사자들이 나와쟁점을 놓고 서로 자신의 주장을 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변호인이 여러 기일에 걸쳐 서류상으로 치고 받던 소송방식과는 판이한 집중심리제다.
한 수석부장판사는 “미국은 집중심리제 덕분에 민사소송의 93%가선고없이 당사자간 합의로 끝난다”면서 “이 제도가 정착되면 국민들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대법원은 이 제도를오는 3월부터 전국 법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지법 파산부는 파산결정이 나면 지금까지와는 달리 보도자료를배포한다.파산부의 한 판사는 “건설사의 부도는 많은 입주자들에게피해를 주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을 알리는 것이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옷로비 사건 1심재판을 담당했던 서울지법 형사23부(부장 金大彙)도 사건의 전말과 배경을 언론에 상세히 설명했다.
부산지법(법원장 金時昇)은 올해부터 대국민 사법서비스 구현 및 부드러운 근무분위기 조성을 위해 ‘바람직한 호칭 사용 권장안’을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이에 따르면 이제까지 민원인들에게 써온 당신이나 아주머니·아가씨·학생·아저씨 등의 호칭은 손님이나 선생님 등으로 바뀐다. 최종영(崔鍾泳)대법원장은 2일 시무식에서 “사법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며,사법부의 존립은 국민의 신뢰에 터잡은 것인 만큼 이같은 요청과 기대에 부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檢 “입 꼭 다물고 어물어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의 중앙수사부와 공안부 출입구는 육중한 철문으로 막혀 있다.서울지검의 특수부와 공안부도 마찬가지다.최근 몇년사이에 생겨난 ‘장벽’이다.
검찰은 출입문만 걸어잠근게 아니라 최근에는 입마저 완전히 다물고있다. 박상길(朴相吉) 대검 수사기획관은 3일 옛 안기부 자금의 구여당 유입설과 관련,기자들의 계속된 질문에 시종일관 ‘노코멘트’ ‘확인해줄 수 없다’로 대응했다.
검찰은 이처럼 대형 사건의 수사 상황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조차기피하고 있다.게다가 의혹해소 차원의 수사는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이를 공식화했다.
정현준·진승현(陳承鉉) 금융비리 사건에서도 정·관계 로비 등 많은 의혹이 제기됐지만 아무런 해명없이 수사는 사실상 종결됐다. 수사 상황을 상세히 공개하다 보면 ‘한 부분’ 때문에 의혹만 증폭될소지가 있다고 판단,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수사 상황을 공개했다가 본전도 못찾을 바에야 처음에 몇대맞더라도 침묵하는 편이 낫다는 계산인 것 같기도 하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혐의사실을 알리는 것은 불법이며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고 둘러댔다.
이같은 자세로 인해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검찰이 내세우는 권위도 사상누각(砂上樓閣)에 불과하다.
박홍환·장택동·이기철·조태성기자
■法 “국민편에서 믿음가게”.
요즘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의 법정에서는 민사소송 당사자들이 나와쟁점을 놓고 서로 자신의 주장을 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변호인이 여러 기일에 걸쳐 서류상으로 치고 받던 소송방식과는 판이한 집중심리제다.
한 수석부장판사는 “미국은 집중심리제 덕분에 민사소송의 93%가선고없이 당사자간 합의로 끝난다”면서 “이 제도가 정착되면 국민들에게 큰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대법원은 이 제도를오는 3월부터 전국 법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지법 파산부는 파산결정이 나면 지금까지와는 달리 보도자료를배포한다.파산부의 한 판사는 “건설사의 부도는 많은 입주자들에게피해를 주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을 알리는 것이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옷로비 사건 1심재판을 담당했던 서울지법 형사23부(부장 金大彙)도 사건의 전말과 배경을 언론에 상세히 설명했다.
부산지법(법원장 金時昇)은 올해부터 대국민 사법서비스 구현 및 부드러운 근무분위기 조성을 위해 ‘바람직한 호칭 사용 권장안’을 마련해 시행키로 했다.이에 따르면 이제까지 민원인들에게 써온 당신이나 아주머니·아가씨·학생·아저씨 등의 호칭은 손님이나 선생님 등으로 바뀐다. 최종영(崔鍾泳)대법원장은 2일 시무식에서 “사법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며,사법부의 존립은 국민의 신뢰에 터잡은 것인 만큼 이같은 요청과 기대에 부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檢 “입 꼭 다물고 어물어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의 중앙수사부와 공안부 출입구는 육중한 철문으로 막혀 있다.서울지검의 특수부와 공안부도 마찬가지다.최근 몇년사이에 생겨난 ‘장벽’이다.
검찰은 출입문만 걸어잠근게 아니라 최근에는 입마저 완전히 다물고있다. 박상길(朴相吉) 대검 수사기획관은 3일 옛 안기부 자금의 구여당 유입설과 관련,기자들의 계속된 질문에 시종일관 ‘노코멘트’ ‘확인해줄 수 없다’로 대응했다.
검찰은 이처럼 대형 사건의 수사 상황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조차기피하고 있다.게다가 의혹해소 차원의 수사는 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이를 공식화했다.
정현준·진승현(陳承鉉) 금융비리 사건에서도 정·관계 로비 등 많은 의혹이 제기됐지만 아무런 해명없이 수사는 사실상 종결됐다. 수사 상황을 상세히 공개하다 보면 ‘한 부분’ 때문에 의혹만 증폭될소지가 있다고 판단,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수사 상황을 공개했다가 본전도 못찾을 바에야 처음에 몇대맞더라도 침묵하는 편이 낫다는 계산인 것 같기도 하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혐의사실을 알리는 것은 불법이며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고 둘러댔다.
이같은 자세로 인해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검찰이 내세우는 권위도 사상누각(砂上樓閣)에 불과하다.
박홍환·장택동·이기철·조태성기자
2001-01-04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