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금융정책 시장불안 자극

오락가락 금융정책 시장불안 자극

박현갑 기자 기자
입력 2000-12-08 00:00
수정 2000-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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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구조조정과 생보사 상장 문제 등 금융권의 주요 현안들에 대한 금융당국의 잦은 정책 변경이 시장불안을 자극하고 있다.설익은정책 추진방향을 밝혔다가 이를 되물리는 일이 잇따라 터지고 있기때문이다.

◆평지풍파만 일으킨 셈 금융감독위원회가 지난 6일 밝힌 2차 은행구조조정 추진방향은 “아까운 시간만 허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당국은 당초 한빛·조흥·외환을 한 묶음으로 하는 지주회사 방안을심도있게 논의했었다.이후 공적자금 추가투입 문제가 불거지면서 조흥·외환을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는 ‘독자생존’ 은행으로 분류하고 한빛·평화·광주·제주·경남 등은 공적자금을 넣어 금융지주회사로 묶는다는 수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외부전문가들이 부실은행 조합은 ‘초대형 부실은행”을 낳을 것이라고 비판하자 금융지주회사에 우량은행을 끌어들이겠다고 정책방향을 다시 수정했다.5개월 넘게 끌어온 그동안의 구조조정 계획이 아무런 성과없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생보사 상장유보로 조정력 부재를 노출 금융당국이 상장문제해결을 무기 연기한 것도 마찬가지다.기업성장에 기여한 계약자들에게 상장시 생기는 차익을 배분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과 현행법상 주주의 동의 없이 계약자에게 기업재산을 분배할 수 없다는 생보사측의상반된 주장 사이에서 당국이 아무런 조정역할도 하지 못한 채 1년여를 허비했다.

◆어려운 때일수록 리더십 보여야 금융당국이 이처럼 오락가락하는이유는 ▲금융당국의 소신감 결여 ▲일선 금융기관의 이기주의 등이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금융당국은 지난 9월에 “10월 중 우량은행 통합이 가시화 할 것”이라고 말했었다.그러나 올해가 다 가도록별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당국이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를 표현하는 것도 좋지만 시장여건과 실현 가능성이뒤받침 되지 않을 때는 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부실은행 처리에 대해 “지난 7월 노·사·정 합의만 아니라면 P&A(자산부채 이전)방식으로 처리하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이 방식이 부실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는 얘기다.그러나 노조의 반발과 정치권의 압력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학계에서는 당장의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부실은행을 퇴출시키는것만이 부실채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당국의 ‘소신 있는’ 정책추진이 아쉬운 시점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
2000-12-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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