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공직자 司正 엇갈린 시각

[오늘의 눈] 공직자 司正 엇갈린 시각

홍성추 기자 기자
입력 2000-11-22 00:00
수정 2000-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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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검찰 등 사정기관을 총동원해 벌이는 공직자 사정(司正)이심상치 않다.이를 바라보는 공무원들도 그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예각을 세우고 있다. 벌써부터 정부청사 주변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고급 식당의 예약손님이 줄어들고 있고,공무원들도 저녁 자리는 가급적 피하고 있다.결코 엄포용이 아닐 것이라는 분위기가 공직사회에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공직자들의 시각은 냉담하리 만큼 차갑다.이번 전방위 사정이 일부 공직자들의 부패에서 연유됐다는 인식을 깔면서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룬다.

국면전환을 위해 공직자 사정을 들고 나오지 않았냐하는 의구심을갖고 있는 것이다.

중앙부처의 한 간부는 “더러운 걸레로는 아무리 닦아도 더러워질수밖에 없다”며 “사정주체가 깨끗하지 않은데 누가 수긍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치적으로 거물급 인사들은 구속됐다가도 곧바로 사면,활보를 하고 있는데 반해 말단 하위직만 패가망신하는 사례를 주변에서 수없이보아왔다는 점을 지적하는 공직자도 있었다.그래서 공직자들 사이에선 또 몇몇 ‘희생자’가 나오는 선에서 사정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실제로 검찰 주변에선 사정에 걸린 인사의 구체적인 인적 사항이 흘러나오고 있다.일각에서 ‘구색맞추기 사정’이라고 비난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현실을 기저에 깔고 있다.

공무원들은 부정부패의 원인을 누구보다도 잘안다.사정활동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법과 제도 등 현실이 부정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미국 예일대 로즈 액커 교수도 그의 저서 ‘부패와 정부’에서 이렇게 설파하고 있다.

“부패를 줄이려면 사회내에서 뇌물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요인을줄여야 한다.뇌물과 대가를 고무시키는 기본적인 조건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어떠한 대책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사정 주체들이 곰곰히 생각해봐야할 대목이다.부정부패는 지금처럼 ‘요란한’ 사정만으로 근절되지 않는다.

사정기관을 총동원해 벌이는 전방위 사정은 그 당시만 반짝할 뿐 항구적인 대책은 결코 될수 없음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지 않은가.

홍 성 추 행정뉴스팀 차장sch8@
2000-11-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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