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굄돌] 청소년기는 거울이다

[굄돌] 청소년기는 거울이다

채지민 기자 기자
입력 2000-11-20 00:00
수정 2000-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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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화에 대한 개인적 관심이 많기에,그 시기를 직접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과의 대화 시간을 자주 마련하곤 한다.얼마 정도 마음의준비를 한 뒤 그들을 만나지만,실제 만남을 가질 때마다 당혹감에 빠지는 경험을 여전히 반복하게 된다.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전파되는십대 문제들에 관한 선입관에 너무 지배됐기 때문일까? 직접 마주 대하며 바라본 청소년들은 개개인의 꿈과 희망으로 가득채워져 있었다.언론에서 떠드는 내용처럼 일그러지고 궤도를 벗어난문제들이 청소년 세계의 전부는 아니었던 것이다.아름답고 풋풋한 청소년 이야기보다는 어두운 이면만을 집중 조명하는 게 바로 언론의무책임성이라는 낭패감마저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물론 성적과 진학에 대한 과중한 부담감,일부의 일탈이라는 현실적그늘이 없는 건 아니다.실제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이들도 있고,그런 보도가 일부러 확대된 것이 아닐 만큼의 우려가 존재한다는 건분명한 사실이다.하지만 소수에 의해 다수가 억울한 피해를 입는다면,그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함이 옳지않을까?사춘기의 열병 지대를 통과하는 시기,우리는 항상 보이지 않는 틀 속에 그들에 대한 생각 모두를 고정시키려고만 한다.자기 자신의 청소년기는 잊어버린 채로,눈앞에 보이는 일률적인 규율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망각의 벽을 두드려야 한다.그들의 모습에서 지난날의 자기 자신을생각하고 떠올려야 한다.얼마나 헤맸는지를,얼마나 홀로 마음 아파했는지를,얼마나 많은 눈물과 분노를 속으로 삭히기만 했었는지를 하나씩 떠올려야 지금의 그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그들과 똑같은 시기가 있었고,얼마나 아름다우면서도 살얼음 같은 순간이었는지를 왜 잊어버리며 지내는 건지,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어린 존재로만 치부하는 게 정당한 일인지를 진지하게 헤아려 봐야할 일이다.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였듯이,어른들의 청소년기에도 지금과 같은 문제들은 예외없이 존재했었다는 게 사실이다.모든 청소년 문제가 지금 이 시점에 갑자기 생겨난 건 아니라는 점,우리는 그 점을 간과하면서 현재의 그들만을 비난하는 게 아닌지 처음부터다시 돌아봐야 할시점이다.

채지민 소설가

2000-11-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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