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준의 건강교실] 당뇨병(2)꾸준한 관리

[유형준의 건강교실] 당뇨병(2)꾸준한 관리

유형준 기자 기자
입력 2000-11-15 00:00
수정 2000-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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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에 좋은 치료법이 무언가요”라는 문의가 자주 온다.그때마다 필자는 되받아 질문한다.“나이는 몇이시죠?당뇨병을 아신 지는얼마나 되시죠?키와 체중은 얼마나 되시죠?가족 중에 당뇨병환자는없는지요?경제 형편은 어떠신지요…”당뇨병에 관한 의학적 사실은 물론 개인적 신상에서 사는 형편에 이르기까지 세세하게 묻고 난 뒤에 관리법을 권고한다.특히 식사습관,운동에 대한 흥미 등을 살피고 처방을 낸다.왜냐하면 아무리 이론적으로 좋은 식사·운동·약물요법일지라도 환자가 실행하기 어렵다면효험이 없기 때문이다.

극명한 예를 몇가지 들어보면 깊은 산촌에 사는 이에게 식사처방을한답시고 생선을 자주 챙기도록 권하는 일,치통으로 음식이라곤 입에대지 못하는 이에게 멋진 식사요법을 시키는 일, 시력이 나빠 눈금을못 읽는 사람에게 인슐린 주사를 혼자 놓도록 하는 일, 병으로 걷기도 어려운 데 운동요법을 시키는 일 등이다.

안타까운 일은 실제로 우리 주위에는 이러한 잘못이 그저 자기관리라는 미명(美名)아래 강요되는 것이다.이는 분명자기관리를 고행으로 오인한 탓이다.우리는 ‘스스로 관리하시오’하면 매우 힘들고 고된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얼핏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으나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전연 다른 의미다.

스스로 한다는 것은 남에게 시켜하는 것보다 훨씬 손쉽다는 바로 그뜻이다.일일이 남에게 설명하고 부탁해서 구하기보다 자신이 찾아 실행하면 그대로 이익이 된다.내 입으로 먹을거리를 스스로 다듬어야하는 당뇨병 관리에선 얼마나 속 편한 일인가.

당뇨병 관리를 서둘러 하자는 것만큼 답답한 일은 없다.처지와 당뇨병 상태를 무시하고 이론만을 강조하거나 속설만을 믿는 짓은 더 어리석다.물론 장기간 추슬러야 하는 관리,소위 화끈한 방법이 없는 관리에 대한 환자나 보호자의 갑갑한 심정은 십분 이해한다.서두를수록좋은 병도 있긴 하나 당뇨병은 결코 서두른다고 개선되는 병이 아니다.표준체중 유지,자각증상 개선,합병증 예방 치료,혈당 조절,생산적인 사생활에 목적을 두어 꾸준히 다듬어 가는 일만이 당뇨병 관리의지름길인 것이다.

유형준 한림대의대 부속 한강성심병원 내과
2000-11-1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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