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여러 기능 가운데 하나는 사회갈등의 조정기능이다.정부가이해집단 간의 갈등을 조정하지 못하거나,또는 정부가 당사가가 될경우 마지막 조정자로 흔히 언론을 거론한다.이는 언론이 대의민주주의의 일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비공식적 수탁기구’라는 인식 때문이다.그러나 현재 우리언론은 보도기능,영향력에 비해 조정자로서의역할은 상대적으로 기대수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언론중재위원회(위원장 박영식)가 전주 리베라호텔에서 개최한토론회에서 전북대 신방과 권혁남 교수는 ‘사회갈등 조정자로서의언론의 역할’이라는 주제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권 교수의 논문은 지난 6월,8월의 1·2차 의약분쟁사태 당시의 MBC·KBS1의 9시뉴스,SBS의 8시 뉴스를 분석한 것이다.
권 교수에 따르면,폐업사태 당시 국내 3대 방송사는 1일 평균 4.9건씩 관련기사를 내보냈으며,이 수치는 조사대상 기간의 전체보도 건수의 20.3%에 해당하는 것이다.또 뉴스 가치면에서도 폐업관련 뉴스는전체 톱뉴스의 47.6%를 차지할 정도로 방송사들은 이 뉴스를비중있게 보도했다.
그러나 방송사들의 높은 관심에 비해 전체기사의 90.2%가 스트레이트 뉴스와 단신이었고,심층적인 정보를 담은 해설·기획기사는 9.8%에 지나지 않았다.특히 사태해결을 위한 내용 보다는 주로 환자들의불편·피해상황을 집중적으로 보도하였는데 이는 전체 보도 건수의 33.2%에 달했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방송사들은 대체로 중립적인 보도태도를 취하였으나,정부보다는 의사들에게 상대적으로 비판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방송사들은 이번 의료분쟁사태를 지나치게 ‘환자-의사’,‘정부-의사’간의 갈등 또는 대결적 구도로 틀지워 보도했다.전체 관련기사 가운데 64.9%가 ‘갈등’성 기사였으며,‘화합’은 8.8%,‘중립’은 26.3%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또 방송사들은 이번 사태를 야기한 장본인으로 ‘의사와 병원관계자’(37.1%),‘환자나 시민단체’(26.8%)순으로 꼽았는데 결국 전체기사의 63.9%가 의사·환자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것은 방송이 분쟁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점이다.방송사들은 의제설정은 커녕 당사자 간의 대화의 장 마련과 대안제시 노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조사됐다.방송3사 모두 이 점에서는 낙제점 수준이나 그 가운데서는 KBS가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노력을 한 반면 SBS는 전혀 노력을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결론적으로 방송3사는 의약분업 파동을 매우 관심있고 비중있게 다루기는 하였으나 갈등 당사자들의 입장에 대한 정확한 해석과 이해가 부족했고,전문지식 부족으로 피상적 보도에그쳤다.공정보도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갈등조정자로서의 역할을거의 하지 못한 셈이다.
권 교수는 “분쟁사건의 경우 신속·공정보도도 중요하지만 당사자간의 대화의 장을 마련해 갈등을 조정하는 것도 언론의 큰 역할 가운데 하나”라면서 “시청률이 가장 높은 뉴스시간 대에 양 당사자를스튜디오로 부르거나,아니면 3원방송을 통해 갈등 이슈만을 가지고토론하는 것도 시도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정운현기자 jwh59@
7일 언론중재위원회(위원장 박영식)가 전주 리베라호텔에서 개최한토론회에서 전북대 신방과 권혁남 교수는 ‘사회갈등 조정자로서의언론의 역할’이라는 주제논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권 교수의 논문은 지난 6월,8월의 1·2차 의약분쟁사태 당시의 MBC·KBS1의 9시뉴스,SBS의 8시 뉴스를 분석한 것이다.
권 교수에 따르면,폐업사태 당시 국내 3대 방송사는 1일 평균 4.9건씩 관련기사를 내보냈으며,이 수치는 조사대상 기간의 전체보도 건수의 20.3%에 해당하는 것이다.또 뉴스 가치면에서도 폐업관련 뉴스는전체 톱뉴스의 47.6%를 차지할 정도로 방송사들은 이 뉴스를비중있게 보도했다.
그러나 방송사들의 높은 관심에 비해 전체기사의 90.2%가 스트레이트 뉴스와 단신이었고,심층적인 정보를 담은 해설·기획기사는 9.8%에 지나지 않았다.특히 사태해결을 위한 내용 보다는 주로 환자들의불편·피해상황을 집중적으로 보도하였는데 이는 전체 보도 건수의 33.2%에 달했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방송사들은 대체로 중립적인 보도태도를 취하였으나,정부보다는 의사들에게 상대적으로 비판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방송사들은 이번 의료분쟁사태를 지나치게 ‘환자-의사’,‘정부-의사’간의 갈등 또는 대결적 구도로 틀지워 보도했다.전체 관련기사 가운데 64.9%가 ‘갈등’성 기사였으며,‘화합’은 8.8%,‘중립’은 26.3%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또 방송사들은 이번 사태를 야기한 장본인으로 ‘의사와 병원관계자’(37.1%),‘환자나 시민단체’(26.8%)순으로 꼽았는데 결국 전체기사의 63.9%가 의사·환자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것은 방송이 분쟁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점이다.방송사들은 의제설정은 커녕 당사자 간의 대화의 장 마련과 대안제시 노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조사됐다.방송3사 모두 이 점에서는 낙제점 수준이나 그 가운데서는 KBS가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노력을 한 반면 SBS는 전혀 노력을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이다.결론적으로 방송3사는 의약분업 파동을 매우 관심있고 비중있게 다루기는 하였으나 갈등 당사자들의 입장에 대한 정확한 해석과 이해가 부족했고,전문지식 부족으로 피상적 보도에그쳤다.공정보도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갈등조정자로서의 역할을거의 하지 못한 셈이다.
권 교수는 “분쟁사건의 경우 신속·공정보도도 중요하지만 당사자간의 대화의 장을 마련해 갈등을 조정하는 것도 언론의 큰 역할 가운데 하나”라면서 “시청률이 가장 높은 뉴스시간 대에 양 당사자를스튜디오로 부르거나,아니면 3원방송을 통해 갈등 이슈만을 가지고토론하는 것도 시도해볼만 하다”고 밝혔다.
정운현기자 jwh59@
2000-11-0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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