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양국 학자 역사교과서 교차 분석

韓·日 양국 학자 역사교과서 교차 분석

입력 2000-11-06 00:00
수정 2000-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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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은 서로의 역사교과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정재정(鄭在貞) 서울시립대교수와 가토 아키라(加藤章) 일본 모리오카대 학장이 상대 나라의 교과서를 분석했다.한일문화교류 정책자문위원회(위원장 지명관)가 ‘과거청산과 21세기의 한일관계’를 주제로 지난4일 연 ‘2000 한일 문화 심포지엄’이 발표무대가 됐다.

두사람은 두나라의 역사교과서가 서로를 평가하는 내용과 시각에서크게 인색하다고 지적했다.두나라의 역사교과서가 국제화와 정보화사회에 걸맞는 자질을 기르기에 미흡하다는 데는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도 공존했다.두사람의 발표내용을 소개한다.

■정재정교수 일본의 역사교과서가 왜곡사건을 빚었던 1982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

새로 검정에 제출된 역사교과서는 ‘종군위안부’에 대한 기술이 7개에서 3개 교과서로 줄었다.‘남경대학살’기술도 대폭 축소됐고,‘학살’이라는 용어는 ‘살해’로 바뀌었으며,희생자수는 ‘다수’ 등으로 애매하게 처리했다.‘삼광작전(三光作戰·불태우고,죽이고,파괴했다는 일본군의 작전)’은1개 교과서에만 남았고,731부대(세균전 실험을 했던 부대)에 대한 서술도 사라졌다.‘침략’은 ‘진출’로 바뀌었다.전후 보상을 요구하는 한국 등의 시민운동에 대한 서술도 사라졌다.일본은 교과서 왜곡사건으로 이웃나라들과 심각한 마찰을 빚은 이후 유연한 태도를 견지하여 조금씩 신뢰를 회복했지만,다시 문제가 일어났다.한국과 일본의 우호협력 관계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황국사관으로 회귀하려는 일본의 태도를 묵과해서는 안된다.

황국사관은 한국역사를 짓밟고 더럽히는 가운데 형성된 역사관이기때문이다.

■가토학장 한국 국사교과서는 선사시대를 서술하며 주체적 민족사관에 입각해 한민족의 기원을 첫머리에 두고 독자적 문화를 만들어냈음을 강조한다.그러나 빙하기에는 중국대륙과 한반도·일본열도가 육로로 이동할 수 있었다는 점도 언급해야 한다.한국이 일본에 일방적인 문화 전파 내지는 은혜를 베풀었다는 생각에 치중해있다.

삼국시대인 5∼6세기 왜(倭)와의 관계에서 백제가 압도적으로 우세하지만 당시 한반도의 대응은 합종연횡을 방불케 하는 것이었다.왜가결코 수동적 입장만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한다.

고려시대의 일본 관련 기술은 ‘왜구’를 포함하더라도 4군데에 지나지 않는다.1980년대 이후 일본의 연구 결과 ‘왜구’는 일본인을 포함하여 고려·조선인의 연합이고,제주도 주민을 포함하여 민족·국가를 초월한 개념이라는 견해가 만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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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기자
2000-11-0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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