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해외건설/ (중)무너지는 공든탑

위기의 해외건설/ (중)무너지는 공든탑

김성곤 기자 기자
입력 2000-10-25 00:00
수정 2000-10-2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두바이(아랍에미리트연합) 김성곤특파원] 요즘 중동·동남아 등 해외건설 시장에서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 업체들이 입찰 컨소시엄 파트너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시공 경험과 기술을 갖춘 업체와 함께 참여해야 수주 후 공사진행이 쉬운데 마땅한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과거 이들의 시공파트너 자리는 한국 건설업체의 몫이었다.

그러나 우리 건설업체들은 지금 이 자리에서 밀려났다.능력을 갖추었지만 입찰심사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신인도가 크게 추락해감점대상이고,회사의 전망 또한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기술·경험 선진국 수준 한국의 토목·건축 시공 경쟁력은 선진국수준이다.플랜트도 후발 개도국보다 5∼10년 앞선다고 자부한다.

해외건설협회 손문덕(孫文德) 실장은 “개도국은 플랜트 분야에서우리와 경쟁상대가 못된다”며 “이 부문은 우리의 우위가 5년 이상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동안 해외에서 쌓은 40년 노하우 덕분이다.

이처럼 한국이 경쟁력을 지닌 플랜트가 해외시장에는 널려 있다.중동의 경우 발전소나 석유정제시설 등이 지은지 20년이 지나 개보수나설비 확장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두바이 자밸알리 발전소 및 담수화공장 개보수 공사를 맡은 현대건설 김선태(金善泰) 소장은 “중동지역에서 플랜트 개보수나 설비 확장을 위한 공사발주가 크게 늘고 있다”며 “시공능력 등을 따지면 우리 업체의 수주 전망은 매우 밝은편”이라고 말했다.

■수주해놓고 계약못해 현대건설은 지난 8월 10억달러 규모의 태국방콕신공항 건설공사 입찰참여 요청을 받고도 은행의 입찰보증을 못받는 바람에 수주전에 뛰어들지도 못했다.

공사를 따놓고도 계약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쿠웨이트 ‘코크 캘시네이션 프로젝트’는 현대건설이 지난 9월 1억600만 달러에 수주했지만 이 공사는 현재 공사수행보증서(Performance Bond)를 발급받지못해 계약을 못하고 있다.계약시기를 두 차례나 연장,11월초 계약 테이블에 앉기로 했지만 그 때까지 보증을 받을 수 있을 지 미지수다.

현대건설이 지난 9월 일본 미쓰이 상사로 부터 4,400만달러에 도급받은 필리핀 ‘바탕가스발전소공사’ 역시 수행보증을 못받아 정식계약을 못하고 있다.수행보증을 받지 못하면 이 공사수주는 무산될 수도 있다.

극동건설도 지난 8월 5,000만달러 규모의 베트남 하노이 시내 배수로공사에 입찰하려 했으나 입찰보증을 받지 못해 포기했다.

해외건설 관계자들은 이같이 놓친 공사가 최근 수십건에 달한다고안타까워하고 있다.40여년간 쌓아온 한국 건설업체의 공든 탑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2000-10-25 1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