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브라이트 방북/ 특유 ‘외교 브로치’에 담긴 뜻

올브라이트 방북/ 특유 ‘외교 브로치’에 담긴 뜻

손정숙 기자 기자
입력 2000-10-24 00:00
수정 2000-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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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무대의 맹렬여성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62)은 23일 미 인사로는 최고위급으로 평양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회담,자신의 외교행적에 또하나의 신기원을 세웠다.

97년 1월 국무장관으로 취임한 이래 올브라이트는 전세계 100여개국을 공식방문,이동거리 86만마일(139만㎞)이라는 전무후무한 비행기록을 보유중.그러나 ‘알바니아에서 짐바브웨까지’ 국제 외교대사를자임해온 올브라이트도 북한 입성에는 4년간 공을 들여야 했던 셈.그런만큼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세계언론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국제정치무대의 가장 바쁜 인물답게 그는 2박3일의 빽빽한 방북스케줄을 강행군해내고 있다.16∼17일 격화되고 있는 중동분규를 잠재우려 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까지 날아갔다가 여독도 풀지 못한 채 21일 평양행 전용기에 오른 그는 숙식까지 기내에서 해결해가며 북한 체류일정을 확보했다.23일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필두로 북한 고위급인사들과 줄줄이 면담한 뒤 25일에는 서울로 날아와 김대중대통령을 만나고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 테이블에 앉는 등 짧은 기간 남북한 주요인사들을 거의 섭렵하고 간다.

이처럼 숨돌릴틈 없는 일정속에서도 올브라이트는 특유의 ‘외교 브로치’로 나름의 여유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중요한 국제협상 때마다 브로치를 착용,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는 것은 올브라이트의 전략 가운데 하나.중동평화협상때 거미줄에 달린 거미 브로치로 교착국면을 꼬집고,러시아 방문 때 미국의 강력한 힘을 상징하는 독수리를 달았던 올브라이트는 지난 6월 방한에서는 ‘강한 햇빛’을 뜻하는 선버스트 브로치로 김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현하기도 했다.

23일 검은 모자에 감색 외투차림으로 순안공항에 내린 올브라이트는 감색 투피스로 갈아입은 유치원 방문에서 일단 성조기 브로치를 달고 나왔다.외교부 관계자는 “성조기는 미국 고위급관료가 최초로 북한에 발을 디뎠다는 상징이며 북미관계의 급진전을 희망하는 사인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또 감색,검정색 정장차림에 대해서는 “전형적으로 올브라이트가 외교상의 격식을 갖추기 위해 선호하는 색상”이라며올브라이트의 방북태도를 읽어낼수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체코 외교관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11세때 미국으로 망명한 올브라이트는 밥상머리에서 온가족이 국제정세를 논하는 분위기속에 자연스레전공과 직업을 선택하게 된 행운의 인물.최초의 여성·유대인 국무장관으로 나토확대,세르비아 공습당시 서방결속 등 현대사의 굵직한 이벤트들을 주도해냈다.

손정숙기자 jssohn@
2000-10-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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