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음’으로 일궈내는 ‘있음’의 극치.미술에 조예가 깊은 소설가 한수산은 조각가 이영학(52)의 작품세계를 이렇게 규정한다.그리고적멸,관조,묵상 등 다분히 철학적인 단어를 결부시킨다.그런 감상법이 아니더라도 이영학의 은자적인 시선은 우리에게 절로 드높은 정신의 세계에 동참케 한다.그의 작품에는 동양적인 사유의 힘이 깃들여있기 때문이다.
한국적인 감성의 작가 이영학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펼쳐보이고 있다.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이 그 현장이다.‘청동과 돌’을 주제로한 이번 전시에 이씨는 ‘무제’라는 제목의 작품 40여점을 냈다.그가 그동안 즐겨 다뤄온 소재는 호랑이와 솟대,학,도깨비 등 하나같이한국적인 것들. 쓰다 버린 쇠붙이 낫도 그의 손을 거치면 황새가 되고,쓰지 못하는 쇳조각 부손도 그를 거치면 호랑이로 변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의 원형에 한층 더 다가섰다.청동으로 빚은 특유의 ‘덩어리’들로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길가의 막돌 두어 개를주어다 아무렇게 포개놓은 듯 꾸밈이 없는 세계.그 견고한 고독 속에는 무언의 대화가 흐른다.덩어리들의 속삭임,그것에 귀를 갖다 대면노자의 가르침이 들린다.‘부드러운 것이 거친 것을 이기고,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이영학의 조각작품은 대부분 청동으로 돌형상을 만들어낸 것이지만 때론 진짜 돌을 슬쩍 끼워넣기도 한다. 청동과 돌이 이뤄내는 조화의 묘는 인위적인 냄새를 한 순간에 지워버린다.자연의 일부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그의 작품에서는 세찬 비바람 속에서도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는 자연석의 생명력이 느껴진다.
이영학은 이러한 감성을 서구적 조형언어로 표현하되 결코 동양적인사유체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전시는 7일까지.(02)544-8481.
김종면기자
한국적인 감성의 작가 이영학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펼쳐보이고 있다.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이 그 현장이다.‘청동과 돌’을 주제로한 이번 전시에 이씨는 ‘무제’라는 제목의 작품 40여점을 냈다.그가 그동안 즐겨 다뤄온 소재는 호랑이와 솟대,학,도깨비 등 하나같이한국적인 것들. 쓰다 버린 쇠붙이 낫도 그의 손을 거치면 황새가 되고,쓰지 못하는 쇳조각 부손도 그를 거치면 호랑이로 변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의 원형에 한층 더 다가섰다.청동으로 빚은 특유의 ‘덩어리’들로 전시장을 가득 채웠다.길가의 막돌 두어 개를주어다 아무렇게 포개놓은 듯 꾸밈이 없는 세계.그 견고한 고독 속에는 무언의 대화가 흐른다.덩어리들의 속삭임,그것에 귀를 갖다 대면노자의 가르침이 들린다.‘부드러운 것이 거친 것을 이기고,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이영학의 조각작품은 대부분 청동으로 돌형상을 만들어낸 것이지만 때론 진짜 돌을 슬쩍 끼워넣기도 한다. 청동과 돌이 이뤄내는 조화의 묘는 인위적인 냄새를 한 순간에 지워버린다.자연의 일부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그의 작품에서는 세찬 비바람 속에서도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는 자연석의 생명력이 느껴진다.
이영학은 이러한 감성을 서구적 조형언어로 표현하되 결코 동양적인사유체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전시는 7일까지.(02)544-8481.
김종면기자
2000-09-02 1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