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일과 직분의식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일과 직분의식

최인기 기자 기자
입력 2000-08-25 00:00
수정 2000-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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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살면서 누구나 일을 한다.그것은 자기의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한 정신적 또는 육체적인 활동이다.

일에는 호구지책으로 임하는 생업(生業),전문가 의식을 가지고 임하는 직업(職業)이 있는가 하면 일을 통하여 보람을 찾고 삶의 기쁨을누리는 천직(天職)이 있다.

베버는 직업이라는 말에는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임무’ 라는 의미를 담은 ‘천직’(calling) 개념이 함축돼 있다고 했고 직업이라는영어 ‘보케이션’(vocation)은 ‘종교적 생활에서 신의 부름’이라는 깊은 뜻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사회에 참여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중 하나가 자신의 직업을 통해서이다.우리는 직업을 통하여 사회의 기능 가운데 일부를 맡아 수행하게 되고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직업은 각자가 맡은 직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직분의 원래 의미는 ‘시종 드는 사람’‘종’ 등이다.직분(職分)에서 ‘職’자는 ‘벼슬 직’ 또는 ‘맡을 직’자이고 ‘分’은 자기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의 몫이라고 말할 수 있다.영어로는 ‘오커페이션’(occupation)이라고 하는데,그 의미는 점거,점령한다.또는 (어떤 일에)종사한다는 의미를 가지는 말이다.

직분은 어떤 위치를 차지하여 여러 관계 사이를 원활하게 한다는 개념이다.마땅히 거기 있어야 모든 것들이 원활하게 된다는 뜻이다.

최근 들어 이기적이고 물질적 만족을 우위에 두는 직업관이 두드러지고 있다.올바른 현상이 아니다.

지금 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는 일에 여전히 익숙지 못한 것 같다.우리가 함께 사는 데 서툰 것은 갑작스러운 경제성장으로 과거보다 훨씬 풍요로운 생활 속에서 존재의식보다는 소유의식이 더 강해져서인지도 모른다.검소와 절제의 미덕을 잃어버린 탓이다. 목전에 보이는것,계량 가능한 것만으로 기준을 삼다 보니 본질을 간과하고 있다.

자본주의에서 이기주의는 발전의 동인이 되겠지만 거기에는 반드시공존의 규칙과 윤리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일단 이익에서 멀다고생각한다면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마는 것이 요즈음의 세태로 우리삶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집을 떠받치고 있는 주춧돌이나 기둥을 각자 자기 것이라고 뽑아 간다면 그 집이 온전할 리 있겠는가? 상궤를 벗어난 최근의 사회 현상을 보면서 자기 직업에서 철저한 소명 의식,천직 의식,직분 의식과전문 의식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하게 된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더불어 사는 따뜻한 마음을 가질 때 우리 사회는 더욱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

崔仁基 행정자치부장관
2000-08-25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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