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새달1일 국내 初演

국립발레단 새달1일 국내 初演

이순녀 기자 기자
입력 2000-08-24 00:00
수정 2000-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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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최태지예술감독이 공연비디오를 보자마자 한눈에 반했다는 몬테카를로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96년 초연이후 유럽,미국,아시아 등 세계 각지 100여회의 순회공연에서 찬사와 갈채를 받은 안무가 장 크리스토프 마이오의 걸작이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9월1∼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서는 국립발레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한마디로 파격 그 자체이다.장르부터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고전발레 동작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형식은 고전발레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있다.프랑스 문화훈장을 받은 솔리스트 출신의 촉망받는 안무가 마이오는 흔히 마임으로 처리하는 행동과 감정처리를 모두 춤으로 구성해 마치 물흐르듯 끊임없는 춤의 향연을 만들어낸다.

동작도 고전발레의 획일성에서 탈피,일상에서 나온 듯 자연스러움을강조한 점이 특징.회전과 도약 등의 테크닉을 기대했다간 실망하기십상이다.로미오역의 김용걸은 “손동작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해야하는 만큼 적응이 쉽진 않지만 고전발레에서 배울 수 없었던 새로운 작업을한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영화기법을 차용한 구성도 새롭다.사제 로렌스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극의 내레이터 역할을 하는가 하면 로미오가 티볼트를 죽이는 장면 등에서는 슬로 모션기법까지 등장한다.세 개의 벽과 큰 패널로 구성된 간결한 무대 위에 12대의 무빙 라이트가 시시각각 쏟아내는 황홀한 조명은 이같은 영화적 이미지를 한층 강화시킨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등장인물에 대한마이오의 독창적 재해석이다.

마이오는 원작의 가녀리고 순진한 줄리엣을 사리분명하고 자아가 강한 여성으로 변모시켰다.몬테카를로 발레단에서 줄리엣역을 맡은 여성무용수는 1m80㎝의 장신으로,적극적이고 대담한 줄리엣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또한 줄리엣의 어머니 캐플릿부인은 부성과 모성을 동시에 지닌 매력적인 인물로,로렌스 신부는 신과 인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극의 모든 흐름을 주도하는 신비로운 존재로 그려진다.

지금까지 한번도 외국 발레단에 이 작품을 맡겨본 적이 없는 마이오는 국립발레단에 공연을 허락하면서 세심한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조(助)안무자 조반나 로렌조니,의상담당자 제롬 캐플랑 등 스태프 6명을 파견하고 무대세트와 의상 일체를 제공했다.유럽 전역에서원단을 구해다 동서양의 이미지를 혼합해 특별제작한 의상은 또다른볼거리.

공연마다 로미오-줄리엣,사제 로렌스-캐플릿부인으로 번갈아 출연하는 발레스타 김용걸-김지영,이원국-김주원 커플의 기량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색다를 듯하다.1588-7890이순녀기자 coral@
2000-08-2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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