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체트 면책특권 박탈 이후

피노체트 면책특권 박탈 이후

입력 2000-08-10 00:00
수정 2000-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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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의 전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상원의원(84)에 대한 대법원의 면책특권 박탈결정으로 집권기간 동안 저지른 반인륜범죄에 대한 사법처리 길이열렸다.그러나 그의 건강과 국내상황을 감안할때 법정에서 유죄판결을 받을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피노체트를 지지하는 상원의원들은 8일(현지시간)건강을 이유로 피노체트의재판을 저지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중이다.전문가들은 피노체트에 대한 재판은 최소 2년에서 최고 8년까지 끌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절차 피노체트를 상대로 제기된 154건의 각종 소송사건들에 대한 기소절차가 머지않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후안 구즈만 주임판사는 피노체트에 대한 기소절차를 빠른 시일안에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소돼도 재판까지는 거쳐야 할 단계가 또 있다.사법부가 먼저 그가 재판을받을 수 있는 건강상태에 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칠레법은 70세 이상의 피고인은 신체·정신건강검진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그는 고령에다 심장병과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앞서 영국 정부도 건강상의 이유로 그에 대한사법처리를 포기했었다.

피노체트의 변호인단은 그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심약해 재판을 받을수 있는 상황이 못된다는 점을 강변할 것으로 보인다.한편 그의 가족들은 ‘건강상의 이유’ 같은 면책사유를 내세워 재판을 피하기보다 정면으로 부딪치겠다고 밝혔다.전문가들은 그에 대한 재판은 최고 8년까지 걸리는 지리한과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피해자 가족들의 증언을 빼고는 지금까지 피노체트의 유죄를 증명할 증거가없다. 검찰은 이번 결정으로 피노체트 치하 전직 고위관리들 중에서 그가 살해 및 실종사건들을 알고 있었고 이를 무마시키는데 개입했다고 증언해주길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죄명 칠레정부는 1973∼1990년 피노체트의 철권통치기간 자행된 반인권범죄로 3,197명이 살해·실종됐다고 밝혔다.현재 154건의 소송이 걸려있고 이중에는 1973년 ‘죽음의 특공대’가 저지른 정치범 72명의 납치·실종 사건도 포함돼있다.

◆반응 면책특권 박탈결정이 발표된 직후 수도 산티아고 시내에는 피노체트에 반대하는 시민 4,000여명이 얼싸안고 감격에 벅차 눈물을 흘렸다.다른 한편에서는 피노체트 지지자들이 대법원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 양측간에 긴장이 맴돌았다.

리카르도 이수리에타 칠레 군참모총장과 다른 현역 장성들이 판결 공표직후피노체트의 자택을 방문,그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피노체트는 이날 집주변에 몰려든 지지자들 앞에 잠시 모습을 드러내 건재함을 과시했다.

한편 미국과 프랑스,스페인,영국 등은 이번 결정은 정의의 승리라며 일제히환영했다.

◈피노체트 면책특권 박탈일지◈◆98.10. 9. 런던 병원에서 탈장수술.

◆ 10.16. 런던법원,피노체트 구금승인,체 포.

◆ 11.11. 스페인 인도요청 접수.

◆ 11.25. 상원,면책부여 거부.

◆ 12. 9. 영 내무,송환절차 개시결정.

◆ 12.17. 상원,11월25일 결정취소.

◆99. 3.24. 상원,면책 거부.

◆ 10. 8. 런던법원,스페인 인도명령.피노 체트측 항소제기.

◆2000.1. 4. 칠레,영국측에 노령이유로 석 방요청.

◆ 1. 5. 피노체트 건강검진.

◆ 1.11. 영국 내무부 석방계획 발표.

◆ 3. 2. 영국 피노체트 석방,칠레로 귀국.

◆6. 5. 산티아고 항소법원,면책박탈 발 표.

◆ 8.8. 칠레 대법원,피노체트 상고신청 기각,면책특권 박탈.

김균미기자 kmkim@
2000-08-1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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