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에서 동쪽으로 270㎞쯤 떨어진 보하이(渤海)만의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 베이다이허.중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여름철 휴양도시로 해변을 따라 울창한 소나무 숲이 길게 늘어서 있는 해수욕장으로 유명하다.
베이다이허의 초입에 있는 일반인 해수욕장에서 남쪽으로 1.5㎞쯤 가면 울창한 숲 속에 보하이만의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야트막한 산자락을 만난다.이곳이 바로 베이다이취 중즈(中直)로 영도(領導·최고 지도부)들의 하계 별장이 모여 있는 곳이다.휴양소의 겉모습은 매우소박하다.주황색 지붕에 흰색 2층 건물로 꾸며진 휴양소의 주위는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고,1∼1.5m의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다.숲 속에는 10∼20m 간격으로 무장 경찰들이 철통 같은 경계활동을 펴고 있어 일반인들과 관광객들의접근이 금지돼 있다.
베이다이허는 휴양지보다 중국의 ‘하계 수도’ 역할의 비중이 더 크다.중국의 지도부가 7월 말이 되면 이곳으로 옮겨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있기 때문.올해도 지난달 31일부터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 등 최고 지도부가 모여보름 동안 휴식을 취하며 국사(國事)를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가 시작돼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2002년 이후의 후계 권력체제 ▲서부 대개발 ▲샤먼(厦門)밀수사건 등 공개적으로 논의하기 어려운 부정부패 척결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의 경제운용 등이 주요 의제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후계 권력체제.장 주석이 2002년 당·정·군의 최고 지위 중 몇개를 내놓느냐는 점이다.현재의 권력체제는 장 주석과 주룽지(朱鎔基)총리 등 상하이(上海) 출신의 인맥으로 구성된 상하이방(幇)이 중추를 이루고 있다.따라서 차기 후계자로 유력한 후진타오(胡錦濤)국가 부주석에게 모든 권력을 넘겨주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후 부주석은 상하이방이 아니어서 그에게 모든 권력을 주면 상하이방이 와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 최고 지도부의 베이다이허 휴가생활은 지극히 평범하고 평온하다.오전에는 국사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오후에는 각자 자유시간을 즐기고 있다.오전에는 최고 지도부(정치국 상무위원)나 국무원,정협 등이 자기 소속 그룹끼리 서로 만나 격식 없는 자유 토론을 갖고,오후에는 가족들과 수영을 즐기거나 손자·손녀의 재롱을 보기도 하고,독서 등으로 소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침 일찍 장 주석이 “차를 같이 마십시다”라고 하면 베이다이허 회의는시작된다.시작은 느슨해도 회의가 진행되면 중국의 최고 현안들을 진지하게토론한다.난상토론을 벌이다가 큰소리가 오가기도 한다.리펑(李鵬)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상무위원장은 전인대 대표로,리루이환(李瑞環)은 정치협상회의(정협) 대표로 각각 참석,소속 의견을 개진하기 때문에 모든 권력을 장악한 장 주석도 독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없다.현안 해결 방식은 상무위원 7명의 만장일치가 원칙이다.이런 회의 운영 방식이 언뜻 독재로 흐르기 쉬운이 공산주의 지도체제에 민주적인 원칙을 잡아주는 중심 축이기도 하다.
김규환 특파원 khkim@kdaily.이com
베이다이허의 초입에 있는 일반인 해수욕장에서 남쪽으로 1.5㎞쯤 가면 울창한 숲 속에 보하이만의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야트막한 산자락을 만난다.이곳이 바로 베이다이취 중즈(中直)로 영도(領導·최고 지도부)들의 하계 별장이 모여 있는 곳이다.휴양소의 겉모습은 매우소박하다.주황색 지붕에 흰색 2층 건물로 꾸며진 휴양소의 주위는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고,1∼1.5m의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다.숲 속에는 10∼20m 간격으로 무장 경찰들이 철통 같은 경계활동을 펴고 있어 일반인들과 관광객들의접근이 금지돼 있다.
베이다이허는 휴양지보다 중국의 ‘하계 수도’ 역할의 비중이 더 크다.중국의 지도부가 7월 말이 되면 이곳으로 옮겨 모든 업무를 처리하고 있기 때문.올해도 지난달 31일부터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 등 최고 지도부가 모여보름 동안 휴식을 취하며 국사(國事)를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가 시작돼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2002년 이후의 후계 권력체제 ▲서부 대개발 ▲샤먼(厦門)밀수사건 등 공개적으로 논의하기 어려운 부정부패 척결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의 경제운용 등이 주요 의제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후계 권력체제.장 주석이 2002년 당·정·군의 최고 지위 중 몇개를 내놓느냐는 점이다.현재의 권력체제는 장 주석과 주룽지(朱鎔基)총리 등 상하이(上海) 출신의 인맥으로 구성된 상하이방(幇)이 중추를 이루고 있다.따라서 차기 후계자로 유력한 후진타오(胡錦濤)국가 부주석에게 모든 권력을 넘겨주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후 부주석은 상하이방이 아니어서 그에게 모든 권력을 주면 상하이방이 와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 최고 지도부의 베이다이허 휴가생활은 지극히 평범하고 평온하다.오전에는 국사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오후에는 각자 자유시간을 즐기고 있다.오전에는 최고 지도부(정치국 상무위원)나 국무원,정협 등이 자기 소속 그룹끼리 서로 만나 격식 없는 자유 토론을 갖고,오후에는 가족들과 수영을 즐기거나 손자·손녀의 재롱을 보기도 하고,독서 등으로 소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침 일찍 장 주석이 “차를 같이 마십시다”라고 하면 베이다이허 회의는시작된다.시작은 느슨해도 회의가 진행되면 중국의 최고 현안들을 진지하게토론한다.난상토론을 벌이다가 큰소리가 오가기도 한다.리펑(李鵬)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상무위원장은 전인대 대표로,리루이환(李瑞環)은 정치협상회의(정협) 대표로 각각 참석,소속 의견을 개진하기 때문에 모든 권력을 장악한 장 주석도 독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없다.현안 해결 방식은 상무위원 7명의 만장일치가 원칙이다.이런 회의 운영 방식이 언뜻 독재로 흐르기 쉬운이 공산주의 지도체제에 민주적인 원칙을 잡아주는 중심 축이기도 하다.
김규환 특파원 khkim@kdaily.이com
2000-08-02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