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부처 이의제기 봇물

각부처 이의제기 봇물

입력 2000-07-28 00:00
수정 2000-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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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이한동(李漢東) 총리 주재로 열렸던 정부업무 심사평가 보고회에서 일부 장관들과 정책평가위원회 위원들이 평가 결과의 타당성을 놓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평가위가 제시한 정부정책 결정과정의 투명성·공정성 부족 ▲정책집행 과정에서의 일관성 결여 ▲각종 현안에 대한 부처의 대응노력 부족등 비판적 평가 내용이 도마에 올랐다.

이 총리는 1시간여에 걸친 심사평가 보고가 끝난 뒤 “의견이 있으면 발언하라”고 장관들에게 물었다.회의를 마치기 위한 의례적인 질문이었다.그러자 장관들의 발언이 쏟아졌다.

전윤철(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이 포문을 열었다.전 위원장은 “시장의 힘이 과거보다 훨씬 강화된 상황에서 정부더러 모든 것을 다하라는 것이냐”면서 불만을 토로했다.이어 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장관은 개혁을 추진하는과정에서 많은 제약요인에 부딪히는 현실을 반영해 균형감각을 갖고 평가를실시했는지를 따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호(金泳鎬) 산업자원장관은 “정책평가위가 성과로 꼽은 기초부품산업육성은 수입의존적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인데 수입의존구조 개선을 위한종합계획 수립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노동계의 불법행위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은 김정길(金正吉)법무장관은 “공권력을 집행하기에 앞서 각 부처의 사전 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박지원(朴智元) 문화관광장관은 “잘한 점과 잘못된 점을 지적해 자료를 만들면 언론은 잘못한 점만 지적하지 않겠느냐”며 언론홍보의 미흡함을 지적했다.

이에대해 이세중(李世中) 정책평가위원장은 “국민과 동떨어진 개혁이 돼서는 안되며,그런 차원에서 국민의 입장에서,상식적인 수준에서 잘못된 점을지적했다”고 반박했고,다른 위원들도 적극적으로 반론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40여분간 이어진 설전은 이 총리의 진화로 간신히 마무리됐다.이총리는 “뼈아픈 지적이 있고,부처 입장에서 억울한 점도 있겠지만 국민의 입장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만큼 정책평가위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해 개선의 계기로삼자”면서 공방을 정리했다.

이지운기자
2000-07-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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