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집단 폐업 나흘째인 23일 오후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협상안을거부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우려했던 최악의 ‘의료 공황’이 현실로 다가왔다.병원을 찾은 환자와 가족들은 “사람의 생명을 돌보는 의사들이 이럴 수있느냐”면서 분노를 금치 못했다.
262명 가운데 211명이 지난 22일 병원측에 사직서를 제출한 서울대 의과대교수들은 23일 낮 12시쯤 소아임상강의실에서 사퇴식을 갖고 의사의 상징인‘흰색 가운’을 모두 벗었다.
응급의학과 교수 3명과 전공의 8명 등 11명의 의사들이 12시간씩 2교대로응급실을 운영,응급실 폐쇄라는 극단적 사태는 겨우 면했으나 더이상 입원환자는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의사들은 ‘자원봉사자’ 자격으로 흰색 가운을 벗고 사복 차림으로 환자를 돌봤으며 박용현 서울대병원장 등 보직교수 7명도 응급실에서 근무했다.소아과 고재승(36)교수는 “이런 상황까지 이르러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면서도 “정부가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폐업을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도 이날 434명 가운데 해외에 나가지 않은 395명 교수전원이 사직서를 학교측에 제출했다.이에 따라 평소 5,000여명의 환자가 몰리던 외래 진료 환자수도 500여명에 그쳤다.응급실에는 평소보다 10% 가량많은 환자가 몰렸으나 휴식시간도 없이 24시간 진료에 임한 응급의학과 교수4명은 극도로 지친 모습을 보였다.
72세의 남편이 뇌수술을 받고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있는 임순녀(林順女·69·서울 송파구 잠실동)씨는 “몸이 아픈 환자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고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18일 중풍으로 몸 오른쪽 부분에 마비현상이 나타나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임동문(林東門·78·서울 은평구 대조동)씨는 “의사들이 퇴원하라고 계속 종용해 몹시 불안하다”면서 “의사들은 돈벌이만을 생각하는 직업이 아니냐”고 말했다.
어머니가 심한 당뇨병으로 서울대병원 내과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오인교(45·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내일부터 당장 어떻게 될지 몰라 마음이 답답하고 불안하다”면서 “빨리 이런 사태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국의 보건소에는 환자가 20∼30% 가량 늘었다.특히 장마가 시작되면서 어린이 감기 환자와 설사 환자들이 많았으며 홍역 환자마저 몰려 어려움을 겪었다.서울 성북구보건소는 평소 180여명보다 2배나 많은 환자가 몰려들었다.
서울 성동구보건소 민원실 행정요원 이유로(48)씨는 “노인 환자들이 약을타간 지 얼마 안돼 다시 보름치 이상의 약을 달라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다음달 1일부터 의약분업이 시작되고 의사들이 파업을 멈출 생각을하지 않아 환자들의 불안 심리가 극에 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영우기자 ywchun@
262명 가운데 211명이 지난 22일 병원측에 사직서를 제출한 서울대 의과대교수들은 23일 낮 12시쯤 소아임상강의실에서 사퇴식을 갖고 의사의 상징인‘흰색 가운’을 모두 벗었다.
응급의학과 교수 3명과 전공의 8명 등 11명의 의사들이 12시간씩 2교대로응급실을 운영,응급실 폐쇄라는 극단적 사태는 겨우 면했으나 더이상 입원환자는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의사들은 ‘자원봉사자’ 자격으로 흰색 가운을 벗고 사복 차림으로 환자를 돌봤으며 박용현 서울대병원장 등 보직교수 7명도 응급실에서 근무했다.소아과 고재승(36)교수는 “이런 상황까지 이르러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면서도 “정부가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폐업을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
연세대 의대 교수들도 이날 434명 가운데 해외에 나가지 않은 395명 교수전원이 사직서를 학교측에 제출했다.이에 따라 평소 5,000여명의 환자가 몰리던 외래 진료 환자수도 500여명에 그쳤다.응급실에는 평소보다 10% 가량많은 환자가 몰렸으나 휴식시간도 없이 24시간 진료에 임한 응급의학과 교수4명은 극도로 지친 모습을 보였다.
72세의 남편이 뇌수술을 받고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있는 임순녀(林順女·69·서울 송파구 잠실동)씨는 “몸이 아픈 환자들이 무슨 죄가 있느냐”고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18일 중풍으로 몸 오른쪽 부분에 마비현상이 나타나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임동문(林東門·78·서울 은평구 대조동)씨는 “의사들이 퇴원하라고 계속 종용해 몹시 불안하다”면서 “의사들은 돈벌이만을 생각하는 직업이 아니냐”고 말했다.
어머니가 심한 당뇨병으로 서울대병원 내과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오인교(45·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내일부터 당장 어떻게 될지 몰라 마음이 답답하고 불안하다”면서 “빨리 이런 사태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국의 보건소에는 환자가 20∼30% 가량 늘었다.특히 장마가 시작되면서 어린이 감기 환자와 설사 환자들이 많았으며 홍역 환자마저 몰려 어려움을 겪었다.서울 성북구보건소는 평소 180여명보다 2배나 많은 환자가 몰려들었다.
서울 성동구보건소 민원실 행정요원 이유로(48)씨는 “노인 환자들이 약을타간 지 얼마 안돼 다시 보름치 이상의 약을 달라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면서 “다음달 1일부터 의약분업이 시작되고 의사들이 파업을 멈출 생각을하지 않아 환자들의 불안 심리가 극에 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영우기자 ywchun@
2000-06-2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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