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西獨정상회담과 뭐가 달랐나

東西獨정상회담과 뭐가 달랐나

입력 2000-06-17 00:00
수정 2000-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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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연합] 공동선언문 채택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분단이후 첫남북 정상회담은 과정면에서 70년 동서독 정상회담과 유사하지만 내용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동서독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은 모두 동독과 북한에 대한 화해 정책인 ‘동방정책’과 ‘햇볕정책’의 산물로서 정상간의 대화를 통한 신뢰구축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있다.또 동서독과 남북한 모두 상호 실체를 인정하고 평화공존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서독 정부는 동독을 비합법 국가로 간주하고 동독을 승인하는 국가와 외교관계를 단절하는 ‘할슈타인 원칙’을 고수해 왔으나 1967년 루마니아와 국교를 수립합으로써 이 원칙을 포기했다.남한도 1992년 남북 기본합의서를 발효시킴으로써 북한을 정치적 실체로 인정하고 상호 교류와 협력 증대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동서독과 비슷한 과정을 통해 회담을 가졌음에도 단 한번의 회담에서 파격적 합의에 도달하는 차이점을 보였다.1970년 3월19일 동독의 에어푸르트에서 열린 최초의동서독 정상회담이 상징적인 만남에 불과했을 뿐 구체적인 성과를 얻어내지못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이는 빌리 브란트 서독 총리의 동독측 대화 상대가 최고 권력자인 발터 울브리히트 공산당 서기장이 아니라 빌리 슈토프 총리라는 한계에서 나온 것일뿐 아니라 당시 동서독간에는 구체적 통일 논의가 제기되지 않은 것이 큰이유로 작용했다.그러나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이미 지난 ‘7·4 공동성명’에서 표명된 자주적 통일원칙을 확인하고 남북한의 통일 방안에서 공통점을인정함으로써 통일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1970년 당시 동서독은 현재의 남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 상호인적, 물적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통일보다는 평화적인 공존에 비중을 두고 있었으나 남북한은 독일보다 꼭 30년 늦게 정상회담을 연 만큼 통일문제를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절체절명의 과제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2000-06-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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