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촌 산책/ 수험생 눈물 외면하는 관료주의

고시촌 산책/ 수험생 눈물 외면하는 관료주의

김채환 기자 기자
입력 2000-05-29 00:00
수정 2000-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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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지방행시 1차에 합격한 김규완씨는 올해 지방행시 응시연령제한(만32세)에 걸려 자신의 꿈을 접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그는 지금 행정자치부·국방부등을 뛰어 다니며 자신의 군복무기간만큼이라도 응시제한연령을 완화시켜 줄 것을 애타게 호소하고 있다.“군복무기간 만큼이라도 시험응시기간을 연장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작년 12월 23일 헌법재판소가 군필자 가산점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린 이후에 이미 나온 바 있다.여성이나 장애인의권리를 침해하는 것도 아니고,단지 군필자들이 군복무로 인해 잃어버린 기간을 보전(補塡)해 주자는 것이기에 이에 대해서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었고,금년 1월경에는 정부차원의 검토약속도 있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5개월여가 지난 지금에까지도 아직 그에 대한 가시적 구제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다.

얼마전 국가보훈처가 국무총리에게 보고한 ‘군필자보상방안’ 가운데 이문제가 포함되었다는 보도가 나와 수험생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도 했다.그러나 해당관청의 실무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여전히 “검토 중”이라거나,관련 규정들을 들어 가며 “해당 수험생들에 대한 구제 방안은 전혀 없다”고말하고 있다.관료주의의 벽 앞에서 피눈물을 쏟던 수험생들은 이제 마지막으로 헌법재판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유사한 사례는 또 있다.사법시험응시횟수 4회제한규정이 그것이다.도입 당시부터 논란이 많았던 이 제도에 대해 수천명의 수험생들이 헌법소원을 제기하고 나서야 ‘사법시험법제정위원회’에서는 폐지쪽으로 의견을 모아 가고있는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그러나 이에 대한 조치도 아직껏 가시화 되지않는 바람에 수험생들의 가슴은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정부가 이런 문제들에 대해 조금만 일찍,조금만 더 성의를 가지고 ‘수험생들의 입장에서 고민했더라면 수많은 수험생들이 애태우는 일도,문제가 헌법재판소로 비화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수험생들도 이 나라의 국민이다.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하는 정부,국민들이 항의하기 전에 스스로 문제점들을 찾아 내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는정부,국민들의 눈물을 닦아 주는 정부,그것이야말로진정한 의미에서의 ’국민의 정부‘가 아니겠는가? [김채환 고시정보신문사 대표]
2000-05-2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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