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對 대우·동아, 北경수로 시공권 ‘진흙탕 싸움’

현대 對 대우·동아, 北경수로 시공권 ‘진흙탕 싸움’

입력 2000-05-24 00:00
수정 2000-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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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만 1조원에 달하는 북한 경수로 3단계 사업 시공권을 놓고 현대건설과 대우·동아건설이 첨예하게 대립,사업 차질이 우려된다.이들 업체의 분쟁은 감정적 차원을 넘어 법정싸움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대우와 동아의 워크아웃작업과 원전 시공능력,남북관계의특수성 등을 이유로 현대가 양사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마련,한전과 협의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대우와 동아는 무슨 일이 있어도 원청업체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한전이 현대에 특혜를 주려 한다”는 내용의 공개 질의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하는 등 강력히 대응하고 나섰다.

마찰이 불거지자 사업시행 주체인 한전은 지난 15,16일 현대·대우·동아건설 사장들을 각각 불러 “3개사가 협의해 공동수급표준협약서를 작성해 가져오라”며 ‘해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사업에 대해 3사가 맞보증한 상태여서 공동으로 시공했다가 이들 업체가 워크아웃에 실패할 경우 현대가 떠안아야 할부담이 너무 크다”면서 “사업의원활한 추진을 위해 양사가 지분을 포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재무구조만 놓고 보면 현대건설도 안심할 만한 수준이 못된다”면서 “현대가 법정행을 택한다면 얼마든지 따라갈 용의가 있다”고 맞받아쳤다.

3사의 입장이 이처럼 요지부동이어서 발주처인 한전이 무책임한 자율조정에서 탈피해 보다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지 않을 경우 법정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법정싸움으로 비화될 경우 공사계약이 최소 1년 이상지연될 것”이라면서 “양측은 눈 앞의 이익만 보고 이전투구를 벌일 게 아니라 원활한 남북경협을 위해 한발씩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경수로 3단계 공사는 1단계 현장공사와 2단계 기반시설공사에 이은 주설비공사로 공사비만 1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전광삼기자 hisam@
2000-05-2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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