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고층 규제 때 늦었지만

[사설] 초고층 규제 때 늦었지만

입력 2000-05-13 00:00
수정 2000-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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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무분별한 초고층,과밀도시 개발에 제동을 거는 도시계획조례안을최근 발표한 이후 주상복합아파트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재건축을 앞둔 아파트 가격 또한 하락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과거에도 고층 규제안이 발표됐다가 유야무야 적이 있듯이 이번에도 조례안이 수정되기를 기대한다”는 대기업,건설부문 관계자의 거리낌없는 목소리도 들려 온다.우리는 오는 7월1일자로 공표·시행될 예정인 서울시 도시계획조례가 입법 취지의 훼손 없이 일관성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추진되기를 바란다.

이 조례안이 그대로 입법화되면 앞으로 주거지역은 물론 상업·공업지역의건폐율과 용적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진다.특히 상업지역 내 주상복합건물의경우 주거와 비주거면적을 구분해 따로 용적률을 적용함에 따라 초고층 아파트 건축이 어려워진다.또 재개발·재건축아파트도 용적률이 줄어든다.그밖에 경관고도지구에 대한 도시계획입안권이 구청장에서 서울시장으로 넘어가는등 도시계획을 개발 위주에서 환경 중심으로 바꾸는 다각적인 대책이 조례안에 포함돼 있다.

사실 서울시가 이번에 내놓은 도시계획조례안은 ‘사후약방문’이라 할 만큼 때늦은 것이다.서울은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졌기 때문이다.한강의 경관은 물론 북한산,남산,관악산,도봉산 등 서울이 자랑하는 스카이라인이 초고층 아파트에 가로막혀 있는 것을 한탄하는 것이 사치스럽게 들릴 만큼 서울의 도시 환경은 열악하다.일조권,조망권도 누리기 힘들고 바람조차 통하지않는 등 열섬현상으로 여름의 서울은 사막처럼 뜨겁다.도시 기반시설이 인구밀도 증가를 따르지 못해 교통난 또한 심각하다.

서울이 이처럼 기형적인 도시가 된 것은 초고층아파트 바람을 몰고온 주상복합건물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심 공동화를 방지한다는 취지로 권장됐듯이 정책이 오락가락하고 마구잡이식 개발이 묵인돼온 탓이 크다.따라서 영리만 추구하는 개발업자들이 기대하듯이 이번 조례안이 유야무야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된다.일부 지역 주민과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이 있다 해서 공동의 생활환경이 더 이상 훼손되도록 방치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번 조치가 서울의 과밀환경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주기는 어렵겠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려면 서울시와 정책 당국자가 굳건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

도시계획조례가 개정되는 것만으로 무분별한 도시 개발이 막아지는 것은 아니다.서울과 수도권뿐만 아니라 온 국토가 난(亂)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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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자체들도 논과 들판 한가운데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서지 않도록 서울시처럼 조례 개정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00-05-1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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