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햇살 찬란한 오월,어두운 병상에 누워 고통받고 있는 한 여성을 생각한다.아직은 ‘피해자 김씨’로만 알려져 있는 이 여성은 한달전 남편에 의해정신과 육신이 처참하게 짓이겨진 엽기적 가정폭력의 피해자이다.남편이 자신의 아이를 낳아 기른 아내에게 저지른 범죄는 어느 폭력 영화에서조차도볼 수 없는 잔인성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손발을 철사로 묶어 전기충격을가하고,끓는 물을 온 몸에 들이붓는가 하면 인두와 담뱃불로 전신을 지졌다.
얼굴과 하복부를 커터로 조밀하게 그어 놓고 흘러내리는 피를 빨아먹기까지했다고 한다.심지어 생이빨을 펜치로 뽑고,식칼로 배를 찔러 휘저어 소장을천공시킨 상태에서 세시간 동안 방치해 두었다는 이 가공할 범죄의 가해자정선호는 비명소리를 듣고 문을 두드린 이웃 사람에게 뻔뻔스럽게도 “나도여성의 인권을 아는 사람인데 폭행을 하겠느냐” 하며 돌려보냈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가정폭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폭력의 양태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지만 단순히 가정 내의 문제로 치부되어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가정사의 얼굴을 한 천인공노할 범죄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으며,지금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위 ‘정선호 사건’에서 보듯이 이는 희대의 어떤 살인사건보다 더 잔인무도한 내용을 담고 있는 범죄 행위다.그러나 적용되는 법률은 가정폭력(7년 이하의 징역)과 상해,살인미수(10년 이하의 징역)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만약 실정법과 기존 판례를 이유로 범죄의 내용과 관계없이 관대한 처분이 내려진다면,우리는 법이라는 이름으로 또다른 범죄를 방조하고 비호하는 공모자가 되고 말 것이다.
화상으로 부풀어오르고,온 몸이 난자된 피해자 김씨의 사진을 앞에 두고 나는 차마 눈을 뜨지 못했다.사람에게는 누구나 인권이 있고,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그러나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 분명 있는 것이다.범죄의 경우도 우발적인 것과 의도적인 것은 명백히 구분되어야 한다.‘정선호 사건’은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일이며,그 극도의 잔인성과 장시간에 걸친 가학은 철저하게 의도된 범죄이다.
이것을 법이 제대로 심판하지 않는다면 누가 법을 신뢰하며 따를 것인가.
몇 년전,한 여성이 어릴 적 자신을 성폭행한 남자를 20년 후에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그녀는 사람이 아니라 짐승을 죽였다고 말했고 여성단체의 적극적인 구명운동으로 살인죄로 기소되었지만 집행유예로 석방되었다.‘정선호 사건’ 역시 남성과 여성의 문제를 떠나 인간이기를 거부한 인간과 비인간의문제이다.게다가 가해자인 정선호는 기껏해야 벌금이나 내고 말 것이라며 참회의 빛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현행 법률로 부족하다면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이 인간 아닌 인간을 법적으로 정당하게 처벌해야 한다.
사건이 발생한 인천지역을 중심으로 정선호의 중형 처벌을 위한 서명운동과 피해 여성인 김씨의 치료비 마련을 위한 모금운동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최초 발견시 생존율이 20%밖에 되지 않았다는 김씨는 생활보호 대상자로 병원비마저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어쩌면 정신적으로 영원히 치유될 수 없는고통을 품고 살아갈 이 여성이 다시 온전한 삶을 찾게 만들어 주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잔인한 고문 현장에서 차라리 죽기를바랐을지도 모를 이 여성에게 희망이 있는 세상을 알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가정이라는 작은 사회의 구성원간에 깊은 이해와 인간적 존중이 절실하게필요로 한 이 시대에,이번 사건이 한번 나왔다가 세간에 잊히고 마는 일이되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많은 분들의 관심과 도움이 있기를 바란다.나는이 칼럼의 원고료를 그녀에게 전달할 것이다.성금 모금계좌 수협 183-61-031222 인천 여성의 전화 032-527-0092 ◆임수경 美코넬大 동아시아연구소 객원연구원
얼굴과 하복부를 커터로 조밀하게 그어 놓고 흘러내리는 피를 빨아먹기까지했다고 한다.심지어 생이빨을 펜치로 뽑고,식칼로 배를 찔러 휘저어 소장을천공시킨 상태에서 세시간 동안 방치해 두었다는 이 가공할 범죄의 가해자정선호는 비명소리를 듣고 문을 두드린 이웃 사람에게 뻔뻔스럽게도 “나도여성의 인권을 아는 사람인데 폭행을 하겠느냐” 하며 돌려보냈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가정폭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폭력의 양태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지만 단순히 가정 내의 문제로 치부되어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가정사의 얼굴을 한 천인공노할 범죄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으며,지금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위 ‘정선호 사건’에서 보듯이 이는 희대의 어떤 살인사건보다 더 잔인무도한 내용을 담고 있는 범죄 행위다.그러나 적용되는 법률은 가정폭력(7년 이하의 징역)과 상해,살인미수(10년 이하의 징역)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만약 실정법과 기존 판례를 이유로 범죄의 내용과 관계없이 관대한 처분이 내려진다면,우리는 법이라는 이름으로 또다른 범죄를 방조하고 비호하는 공모자가 되고 말 것이다.
화상으로 부풀어오르고,온 몸이 난자된 피해자 김씨의 사진을 앞에 두고 나는 차마 눈을 뜨지 못했다.사람에게는 누구나 인권이 있고,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그러나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 분명 있는 것이다.범죄의 경우도 우발적인 것과 의도적인 것은 명백히 구분되어야 한다.‘정선호 사건’은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 일이며,그 극도의 잔인성과 장시간에 걸친 가학은 철저하게 의도된 범죄이다.
이것을 법이 제대로 심판하지 않는다면 누가 법을 신뢰하며 따를 것인가.
몇 년전,한 여성이 어릴 적 자신을 성폭행한 남자를 20년 후에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그녀는 사람이 아니라 짐승을 죽였다고 말했고 여성단체의 적극적인 구명운동으로 살인죄로 기소되었지만 집행유예로 석방되었다.‘정선호 사건’ 역시 남성과 여성의 문제를 떠나 인간이기를 거부한 인간과 비인간의문제이다.게다가 가해자인 정선호는 기껏해야 벌금이나 내고 말 것이라며 참회의 빛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현행 법률로 부족하다면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이 인간 아닌 인간을 법적으로 정당하게 처벌해야 한다.
사건이 발생한 인천지역을 중심으로 정선호의 중형 처벌을 위한 서명운동과 피해 여성인 김씨의 치료비 마련을 위한 모금운동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최초 발견시 생존율이 20%밖에 되지 않았다는 김씨는 생활보호 대상자로 병원비마저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어쩌면 정신적으로 영원히 치유될 수 없는고통을 품고 살아갈 이 여성이 다시 온전한 삶을 찾게 만들어 주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잔인한 고문 현장에서 차라리 죽기를바랐을지도 모를 이 여성에게 희망이 있는 세상을 알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가정이라는 작은 사회의 구성원간에 깊은 이해와 인간적 존중이 절실하게필요로 한 이 시대에,이번 사건이 한번 나왔다가 세간에 잊히고 마는 일이되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많은 분들의 관심과 도움이 있기를 바란다.나는이 칼럼의 원고료를 그녀에게 전달할 것이다.성금 모금계좌 수협 183-61-031222 인천 여성의 전화 032-527-0092 ◆임수경 美코넬大 동아시아연구소 객원연구원
2000-05-11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