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영수회담/ 이모저모

與·野 영수회담/ 이모저모

입력 2000-04-25 00:00
수정 2000-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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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24일 청와대 김대통령 집무실인 본관 2층 백악실에서 낮 12시에 만나 5분여 동안 환담한 후배석자들과 보도진을 물리친 채 오찬을 겸한 단독회담에 들어갔다. 환담에서김대통령과 이총재는 밝은 표정으로 선거와 날씨, 산불 등을 화제로 가벼운얘기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공보수석이 전했다.회담은 1시간45분동안 진행됐다.

■회담전 대화/ 김 대통령은 이총재를 만나자 “선거가 힘든데 고생 많이 하셨다” “힘들지 않았느냐”고 인사말을 건넸고 이총재는 “날씨도 추운적도많았고 고생 많았다”면서 “이제서야 겨우 피곤을 풀어가고 있다”고 답했다.김 대통령은 과거 야당총재 시절의 경험을 되살리며 “선거때 야당총재는전국 누비고 다녀야하는데…,정말 힘드셨겠다”라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김대통령은 이 총재가 “단비가 와 다행”이라고 말하자 “산불이 회복되는데50년이 걸린다는데…,벌레까지 다 죽어버리고”라고 걱정하기도 했다.

박준영(朴晙瑩)대변인은 “서로 ‘잘 해보자’는 말을 여러번 할 정도로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진지하고 호의적이었다”고 전했다.

■회담후 브리핑/ 청와대측은 영수회담에 대한 브리핑에 극도로 신경을 쓰는모습을 보였다.박준영(朴晙瑩)대변인은 “간단한 메모와 기억에 의존,브리핑을 하다보면 여야의 표현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면서 “이것이 서로의 입장차나 이견으로 비춰지면 영수회담의 의의가 훼손될 수 있다”면서 설명을자제했다.‘발표문 작성과정에서 여야의 입장차가 어느 부분이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박대변인은 “여야 합의에 의해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만큼자꾸 차이를 부각시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날 회담에서 이총재는 미리 준비한 자료를 보면서 자신의 입장을 자세히설명한 데 반해 김대통령은 이를 경청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으며 중요한 내용은 메모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이총재는 그동안 야당이 문제시했던부분을 이날도 조목조목 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총재는 인사청문회 필요성,인위적 정계개편,총선전남북정상회담 발표 등에 대해 거론했다.또 주요한 국사에 대한 사전브리핑을 요청하기도 했으며 김대통령으로부터 긍정적인답변을 얻어냈다.

■공동발표문 작성 뒷얘기/ 이날 발표된 공동 발표문은 3차례,6시간여에 걸친마라톤 실무회의 끝에 나온 만큼 자구 하나하나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초안 작성 때에도 맹형규(孟亨奎) 한나라당 총재비서실장은 수시로 이 총재에게 보고를 하고 재가를 받았으며 이날 오전 마지막 실무접촉에서는 최종보고를 통해 “‘등’이라는 표현을 관철시켰습니다”라는 보고를 하기도 했다.최종 발표문도 실무접촉에서는 마무리가 되지 않아 일부는 영수회담으로넘겨지기도 했다.김대통령과 이총재는 3번 항목에서는 맨 앞에 ‘여야는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돼 다같이 환영한다’는 정상회담의 평가를 담았다.초안에‘국회의 동의를 요하는’이라는 표현 앞에 있던 ‘법률에 의해’라는 말을빼기도 했다.

영수회담 정례화는 야당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지만 “정례화 자체가 영수회담의 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막판에 ‘수시로’라는 표현으로 바뀌었다.박준영 수석은 “영수회담을 정례화하면 형식에 매달릴 수도 있다”면서 “어떻게 보면 ‘수시로’라는 말이 유연하고 실용적일 수 있으며정치적으로 보면 편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운기자 jj@
2000-04-2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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