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방영 Q채널‘김기평의 토크&토크’

오늘 방영 Q채널‘김기평의 토크&토크’

입력 2000-04-21 00:00
수정 2000-04-21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누구나 형편이 넉넉해지면 자신보다 못한 이들을 도와야지 생각하곤 한다.그러나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시사토크 프로그램의 새로운 영역을 꾸려왔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케이블 Q채널(채널25)‘김기평의 토크&토크’(박영주 연출)가 21일밤 10시 올해 호암상 수상자로 선정된 원주 사랑의 집 이사장 하이디 브라우크만 수녀(독일 태생)의 ‘낮은 곳으로의 임함’을 담는다.

올해로 한국에 들어온지 34년째.10살때 수녀가 되겠다고 결심했다.아버지는“8남매의 막내인데 가족들과 함께 지내자”고 만류하다 대학 졸업장을 따내자 할 수 없이 놓아주었다.

우리말 배운 지 석달도 안돼 간호대에 들어갔다가 교수들의 권유로 여성으로는 처음 가톨릭의대로 옮겨 수석 졸업했다.의학을 공부한 이유는 “물론 봉사활동에 필요했기 때문”이다.그는 고 지학순 주교의 권유로 결핵환자를 돌보고자 원주 가톨릭센터의 방 하나를 빌려서 의원을 열었다.이곳이 원주 가톨릭병원의 전신이다.

어느날 시골에 혼자 사는 결핵환자 노인에게서 “사는 게,사는 게 아니다.칼이 없어서 자살도 못하니 약대신 칼을 달라”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그때부터 갈곳없는 노인들을 거두기 시작했고 이제는 50여명을 돌보고 있다.어린이 여성 등으로 대상을 늘려 이제 그가 책임을 맡은 시설만 해도 7곳이나 된다.

그는 사랑의 집에서 임종한 노인들에게 수의를 입히고 염하는 법까지 배웠다.이런 정성이 알려져 요즘도 이곳에 들어가려고 노인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인간인만큼 어려움도 있었다.홍역과 결핵도 한국에서 앓았다.폐암에 걸린 시각장애인을 호스피스(죽음에 이른 환자를 정신적으로 위안하는 일)할 때를회상하며 그는 눈시울을 적셨다.“아내도 시각장애인인데 중학생인 아들을놔두고 어떻게 눈을 감느냐고 할 때는 뭐라고 할 말이 없었어요.”그런 고통스런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때려치우고 독일로 돌아가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대담자 김기평은 “‘나 하나 어떻게 한다고 세상이 얼마나 달라지겠느냐’고들 생각하지만 하이디수녀의 인생은 그같은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가를잘 보여준다”고 결론내린다.

임병선기자 bsnim@
2000-04-21 1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