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도 꺾지 못한 노장들 투혼

강풍도 꺾지 못한 노장들 투혼

입력 2000-03-30 00:00
수정 2000-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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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속에 살아난 노장들의 투혼’-.일본파 원년 맴버들의 우승집념이 뜨겁게 불타 오르고 있다.

구옥희(44)와 이오순(44) 고우순(36).

29일 제주 핀크스GC에서 막이 오른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2000시즌 첫대회인 스포츠서울투어 마주앙여자오픈은 일본파 노장들의 투혼으로 막이 올랐다.고국에서 벌어지는 올 시즌 첫 대회를 반드시 우승으로 일궈내 고국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는 각오.

총 95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비록 첫날 경기가 심한 강풍으로 취소됐으나 이들은 경기가 중단된 후에도 퍼터를 놓치 않고 연습에 몰두,강한 투지를불태웠다.

일본 LPGA무대에서 16승을 기록한 백전노장 구옥희는 이날 정일미,박희정 등과 함께 ‘죽음의 조’로 불리는 4번조로 1번홀을 출발했다.

하지만 때마침 불어 닥친 강풍으로 5번과 7번홀에서 잇따라 2개의 OB를 범했던 것.결국 바람때문에 경기가 취소돼 극적으로 생환한 구옥희는 덕분에 2라운드 경기에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여유를 보였다.지난 일본대회에서 퍼팅감도 살아나 큰 부담을 털어 냈다는 귀띔.구옥희와 함께 제주대회에 가장 철저히 대비해온 선수가 이오순.그녀는 평생 꿈인 고국무대의 우승을 위해 뉴질랜드 해안코스에서 지난 한달여동안 혹독한 훈련을 쌓아 왔다.드라이버(260야드)와 피칭샷이 절정의 경지에 달해있다.

강력한 체력으로 일본무대의 ‘감초’로 이름난 고우순은 이번 대회의 최대 복병.국내 무대에서는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해 내심 안타까움이 컸으나 이번 대회를 올 한해 일본원정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이날 15번조(12시 22분)에 속해 티샷도 해보지 못한채 발길을 되돌렸으나 온종일 연습 스윙에 구슬땀을 흘리며 우승집념을 불태웠다.

필드를 누비며 20여년을 다져온 ‘세 자매’의 화이팅이 섬 바람을 가르며거세게 울려 퍼지고 있다.

제주 박성수기자 ssp@
2000-03-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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