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지역감정 부채질인가

[사설] 또 지역감정 부채질인가

입력 2000-03-06 00:00
수정 2000-03-06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선거때가 되자 정치권에 또다시‘지역감정’논쟁이 한창이다.정치 지도자란사람들이 예의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말들을 서슴없이,그것도 경쟁적으로 하고있다.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정치인들의 수법이 한결 간교해져 지역감정 타파를명분으로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이다.정교한 간접 화법도 구사되고있다.영호남간 지역대결의 폐해가 크니 화해의 주역이 돼야 할 사람은 충청도 사람이라느니 인사편중 사례를 들어 소외지역 감정을 자극하는 따위다.

지역주의는 왜 선거때만 되면 덧나고 마는 것일까.한마디로 표가 되기 때문이다.표라면 번개도 잡으려 든다는 정치인들이다.표가 되는 일을 정치인들이마다할 리 만무하다.겉으론 지역감정 추방을 구호로 내걸면서 속으로는 오히려 지역주의를 부추겨 텃밭을 지키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정치인들만 욕할 일인가도 생각해봐야 한다.아니다.정치인들만의 문제라면 간단하다.그런 정치인에게는 표를 안찍어 주면 그만일 것이다.그런데그렇게 간단치가 않다.유권자들도 한통속인데 왜 표를 안찍어 주는가.지역주의의 뿌리는 집단 이기주의인 것이다.지역을 대표하는 사람에게 표를 찍어줘야 그지역 사람들이‘핫바지’가 안된다는 것이다.

지역감정은 망국병이라 한다.지역주의는 반국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지역적 편견은 무지에서 오는 편견일 뿐이라고 말한다.그러면서도 말하는 그 사람의 속마음에서는 현실은 어쩔 수 없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진솔하게 자성해 봐야한다.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는 한국의 이 비열한 지역주의의 종말은 과연 어디일까를 말이다.결국 나라가 찢기는 파국의 결과는 우리 모두의 것이다.

특정지역의 지역주의는 다른 지역의 지역주의를 조장하게 된다.비교적 최근에 생긴 충청도 지역주의가 바로 그예다.그렇다면 다음에는 강원도,그 다음엔 경기도 지역주의가 될 것이다.

지역주의는 논리가 아니다.감정이다.이성이 마멸된 감정적 대립은 사람과사람의 관계를 황폐하게 만든다.지역주의는 필연적으로 소지역주의로 핵분열하게 돼있다.따라서 모든 지역의 대립을 야기한다.이의 결과는 사회의 총체적 균열화를 초래하고 종국엔 국가 공동체가 무너지게 되는 비극을 부른다.

지금 지역감정이 어느 때부터 시작됐고 누가 시작했는가 따위의 입씨름은 불필요하다.그렇게 한가한 문제가 아닌 때문이다.

시민단체의 시민운동 초점도 여기에 모아져야 한다고 믿는다.낙천·낙선운동도 중요하지만 보다더 화급한 것은 이 나라의 반민족적이고 반사회적인 지역주의를 절멸(絶滅)하는 일이다.보다 현명한 유권자들의 심판을 기대한다.
2000-03-06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