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 기대 등진 ‘공천혁명’

[사설] 국민 기대 등진 ‘공천혁명’

입력 2000-02-19 00:00
수정 2000-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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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3당이 공천자를 한꺼번에 확정하지 못하고 1차,2차로 나눠서 발표하고있는 것을 보면 공천작업이 그만큼 쉽지 않음을 말해주는 것 같다.

민주당은 227개 지역구 가운데 1차로 166개 선거구의 공천자를 발표했다.지역구 현역 의원 90명중 26명이 재공천을 받지 못해 탈락률은 29% 수준이다.

호남지역에서는 현역 의원 36명중 18명이 공천에서 제외돼 50%의 교체율을나타냈다.통폐합된 지역구 8곳을 감안하면 실질 현역 의원 교체율은 38%에그친다.정치개혁은 인적 청산에서 시작된다.호남지역 시민단체들이 공천 결과에 크게 반발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그러나 민주당의 공천에서 몇가지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동교동계 일부가 용퇴함으로써 대통령과 당을 위해희생을 감수했고 청와대 출신들이 특별한 배려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그리고수도권에 신인들을 16명이나 대거 배치한 것 등이 그것이다. 수도권 선거판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한나라당도 수도권과 영남지역의 경합지역 10여곳을 제외하고 210여곳의 공천 확정자들을 발표했다.23명정도의 현역 의원들이 공천에서 탈락했다.특히 주목되는 것은 김윤환(金潤煥)의원과 이기택(李基澤)고문 등 10명 가까운중진들이 지역구 공천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한나라당은 역대 정권의 여당에 뿌리를 두고 있는 정당이라서 이번 공천과정에서도 계파별 갈등이 심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이같은 상황에서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번 공천 과정을 통해 당을 완전히 장악하기로 결단을 내린 것 같다.이총재는 또한 수도권에도 신진을 대거 배치할 것이라고 한다.

자민련도 16대 총선에 출마할 공천자 106명의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경합이치열한 대전의 경우 6개 지역의 공천은 확정이 미뤄진 상태고 서울의 경우도45개 선거구 가운데 18곳만 공천자를 결정했다. 수도권과 영남권 원외지역의 경우 민주당과 한나라당 낙천자들을 영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각당이 1차 공천을 매듭지음에 따라 크고 작은 후유증이 예상되지만 선거때면 언제나 공천 후유증은 있게 마련이다.문제는 각당의 공천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있다.국민들은 각당이 국민의 기대에 등을 돌리고 당리당략을 앞세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대폭적인 물갈이는 고사하더라도 ‘불명예 3관왕’마저 공천할 수 있는가.그래서 벌써부터 시민단체들은 공천철회투쟁에 나서고 있다.국민들의 거센 반발이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국민들로서도 얻은 게 전혀 없지는 않다.공천 과정에서부터 국민주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당락은 최종적으로 유권자가 결정한다.그것이 바로 국민주권이다.
2000-02-1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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