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밀레니엄을 맞자 전세계가 요란하고 다채로운 행사를 펼쳤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초연’했다.전세계 인구의 약 15%에 해당하는 회교도 종주국사우디는 이슬람력으로 1420년이기 때문이다.이슬람의 창시자 모하메드가 메디아로 이주한 해(그레고리력 622년)를 원년으로 한 일종의 음력인 ‘헤지라력’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종교적으로 예수의 탄신을 기점으로 한 새천년과는 전혀 무관한 셈이다.
세계화는 특정 종교·문화 관습마저도 세계화하는 경항이 강한데다 가공할속도의 정보통신의 발달은 밀레니엄 행사를 전세계적으로 축제화시켰다.사우디가 자신의 종교·관습에 집착,다소 시대착오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하지만 세계화가 생활양식과 가치관의 획일화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고 각 문화의정체성을 존중하고 상호 이해와 관용의 정신을 토대로 인류의 진정한 화합을 지향하는 것이라면 사우디인들의 전통고수 태도는 나름대로 평가받을 만하다.
이 나라는 이슬람권 내에서도 가장 보수적 분파인 ‘와하비즘’을 신봉하여 철저한 금주와 남녀유별,하루5차례의 기도시간 엄수 등 이슬람 율법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일체의 우상숭배를 배격하는 가운데 금식월인 라마단과성지순례 기간인 ‘하지’때 갖는 축제 이외에는 국왕의 생일은 물론 모하메드의 탄생일조차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는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의 시각교정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이슬람이라고 하면 과격 원리주의자 심지어 테러리스트를 연상하는 사람들에게는 믿기 어려운 사실이지만 전인구가 독실한 회교도인 사우디는 청소년문제,남녀간의 윤리문제,치안문제 등각종 사회적 문제들의 무풍지대다.
세계 어느 곳보다 가족·친족 유대가 강해 서구사회의 경제 우선적인 가치개념인 능률과 생산성보다 응집력과 일체성이라는 종교·문화 우선 가치개념이 중시되는 나라다.
물론 사우디가 밀레니엄과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다.사우디에서도 문명의이기인 컴퓨터가 직면할 Y2K 문제 해결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신 밀레니엄을 맞아 국제경제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경제의 민간주도 및 해외투자 유치의 중요성을 인식,각종 경제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양국관계를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던 압둘라 왕세자가 지난해 12월 “원유에만 매달려 풍요를 누리던 시대는 지났다.
사우디 국민은 새로운 시대를 맞아 새로운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며산업 다변화를 강조했다.사우디 나름대로 신 밀레니엄 시대를 가꾸어 나가고 있다는 선언과도 같은 것이다.
새 밀레니엄을 맞아 세계적인 축제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는 사우디인을보면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인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金正琪 駐사우디 대사
세계화는 특정 종교·문화 관습마저도 세계화하는 경항이 강한데다 가공할속도의 정보통신의 발달은 밀레니엄 행사를 전세계적으로 축제화시켰다.사우디가 자신의 종교·관습에 집착,다소 시대착오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하지만 세계화가 생활양식과 가치관의 획일화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고 각 문화의정체성을 존중하고 상호 이해와 관용의 정신을 토대로 인류의 진정한 화합을 지향하는 것이라면 사우디인들의 전통고수 태도는 나름대로 평가받을 만하다.
이 나라는 이슬람권 내에서도 가장 보수적 분파인 ‘와하비즘’을 신봉하여 철저한 금주와 남녀유별,하루5차례의 기도시간 엄수 등 이슬람 율법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일체의 우상숭배를 배격하는 가운데 금식월인 라마단과성지순례 기간인 ‘하지’때 갖는 축제 이외에는 국왕의 생일은 물론 모하메드의 탄생일조차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는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의 시각교정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이슬람이라고 하면 과격 원리주의자 심지어 테러리스트를 연상하는 사람들에게는 믿기 어려운 사실이지만 전인구가 독실한 회교도인 사우디는 청소년문제,남녀간의 윤리문제,치안문제 등각종 사회적 문제들의 무풍지대다.
세계 어느 곳보다 가족·친족 유대가 강해 서구사회의 경제 우선적인 가치개념인 능률과 생산성보다 응집력과 일체성이라는 종교·문화 우선 가치개념이 중시되는 나라다.
물론 사우디가 밀레니엄과 전혀 무관한 것은 아니다.사우디에서도 문명의이기인 컴퓨터가 직면할 Y2K 문제 해결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신 밀레니엄을 맞아 국제경제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경제의 민간주도 및 해외투자 유치의 중요성을 인식,각종 경제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양국관계를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던 압둘라 왕세자가 지난해 12월 “원유에만 매달려 풍요를 누리던 시대는 지났다.
사우디 국민은 새로운 시대를 맞아 새로운 각오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며산업 다변화를 강조했다.사우디 나름대로 신 밀레니엄 시대를 가꾸어 나가고 있다는 선언과도 같은 것이다.
새 밀레니엄을 맞아 세계적인 축제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는 사우디인을보면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인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金正琪 駐사우디 대사
2000-02-17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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