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여성 우선공천

[외언내언] 여성 우선공천

임영숙 기자 기자
입력 2000-02-09 00:00
수정 2000-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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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개발계획(UNDP)의 인간개발보고서 제작국장 사키코 후쿠다씨는 지난 98년 “한국 국회는 여성의원 수를 늘려야 한다”고 충고했다.일본 태생의 경제학자인 그는 국민의 평균수명·교육수준·생활수준 등으로 평가한 인간개발지수에서는 한국이 우수한 편이지만 여성의 의원직,고위관리직,전문 기술직 진출을 토대로 한 성별권한측정에서는 하위에 속한다면서 “한국 국회의여성의원 비율은 아프리카의 모잠비크보다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의원연맹(IPU)의 최근 보고서도 후쿠다씨의 지적을 뒷받침한다.지난 1월 발표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99년 8월 기준으로 세계 전체의 여성국회의원 비율은 13·2%이고 지역별로는 유럽(15·5%),아시아(14·9%),미대륙(14·7%),태평양 연안(12·2%),아프리카(10·9%),아랍(3·4%)순이다.

현재 한국의 여성국회의원은 11명으로 전체 국회의원 299명의 3·6%에 불과하다.아시아 평균은 말할 것도 없고 지역별 최하위를 기록한 아랍 평균과 비슷하다.제헌의회때 부터 15대까지 여성의원은 연인원 80명으로 총 3770명의2·1%다.계속 ‘세계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것이다.오는 4월 치러질 16대총선 출마를 희망하는 여성후보자들이 역대 최고인 40여명에 달한다니 그나마 희망을 걸어 볼 일이다.과연 부끄러운 세계최하위권을 탈피할 수 있을런지.

16대 총선 출마 여성후보자들이 7일 각당 지도부에 적극적인 여성 공천을촉구했다.민주당 여성후보 20여명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지역구 후보자공천시 여성을 최우선적으로 배려할 것”을 요구했다.한나라당 여성후보들도 ‘여성공천 촉구를 위한 간담회’를 갖고 “지역구 공천 후보 선정시 여성우선배려와 비례대표 여성몫 30% 할당”을 요구했다.이들은 최근 프랑스에서남녀 같은 비율로 지역구에 공천하도록 한 선거법이 통과된 것을 예로 들며 “여성의 지역구 진출은 세계적 추세”라고 강조한다.

마침 핀란드에서는 지난 6일 타르야 할로넨 외무장관이 첫 여성 대통령에당선돼 전세계 여성 대통령과 총리가 8명에 이르게 됐다.핀란드는 세계 최초로 여성의 공직진출을 인정(1906년)한 나라로 여성의원 비율(37%)이 스웨덴(42·7%),덴마크(37·4%)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나라여서 이제야 여성대통령이 등장했다는 것은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고 외신은 전한다.

여성의원 비율을 높이는 가장 빠른길은 총선출마 여성 후보자들이 주장하듯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곳에 여성을 공천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여성권익향상을 위한 공약을 아무리 내세운들 여성을 기만하는 것일 뿐이다. 아울러여성유권자가 먼저 남녀차별의식을 버리고 자격있는 여성에게 투표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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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숙 논설위원
2000-02-0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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