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뉴밀레니엄 정치 공동선언

[사설] 뉴밀레니엄 정치 공동선언

입력 1999-12-24 00:00
수정 1999-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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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지난 19일 KBS와 가진 특별대담에서 정치권의 잡다한 정쟁거리들을 연내에 모두 마무리 짓겠다고 말한 데 대해 한나라당의 이회창(李會昌)총재도 21,22일 연이어 새해부터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하자고 대통령에 제의하겠다고 화답하고 나선 것이다.이총재는“우리는사소한 것에 집착하지 않을 것이며 새시대를 맞을 준비가 돼있다”고도 부연했다.

두 정치 지도자의 이런 시국인식(時局認識)은 매우 적절한 때에,매우 적합한 시각으로 접근해가는 것으로 보여잘만되면 한국정치수준을 한단계 올려놓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두 지도자의 이런 상황판단은 여야가지난 2년동안 폭로와 정쟁으로 지샌 결과 국민의 정치불신이 한계에 이르렀고 그 결과는 여야를 공멸의 수렁으로몰아 넣을 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판단된다.이런 위기의식은 이만섭(李萬燮)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의 말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그는“불신의 도를 넘어 증오에이른 국민의 정치불신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옷로비 등 최근 일련의 사태로 여당 지지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야당 마저인기가 동반 하락하고 있는 반면 지지정당이 없다는 무당파가 50%에 이르고있는 각종 여론조사결과에도 여야 정국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감이 잘반영돼 있다.

물론 두 지도자의 이런 화두(話頭)만으로 정국이 풀리고 희망찬 새정치가펼쳐지리라고 그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한국정치의 기본 틀이복잡하게 꼬여있고 지엽적으로는 한나라당이 집착하고 있는 언론문건 국정조사문제도 걸려있다.

그러나 우리는 두 지도자의 시국관이 기본적으로 옳고 또 그렇게 되길 바라는 국민의 염원이 있기 때문에 예상 이상으로 잘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시각이 바뀌면 똑같은 물체가 검게도,희게도 보이는 것이다.21세기다,새천년이다 하는 것이 인간이 만들어 놓은 단순한 시간적 궤적(軌跡)에 불과하긴하지만 새세기는 분명 우리에게 발상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여야의 영수가 막연히 만날 수는 물론 없을 것이다.그러나일단은 만나는일이 중요하다.만나 얘기하다 보면 일을 푸는 방책이 보이고 길이 열릴것이다.‘뉴밀레니엄 정치 공동선언’도 좋고‘정쟁종식 공동선언’도 좋을 것이다.

해가 가기전에 두지도자가 만나 진솔하게 나라를 위하는 길을 찾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세기의 메시지를 전해주길 국민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1999-12-2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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