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러시아 총선이후

[사설] 러시아 총선이후

입력 1999-12-22 00:00
수정 1999-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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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국가두마(하원)의원을 뽑는 총선은 친크렘린계의 신당인 단합당을 비롯한 우파들의 사실상 승리로 끝났다.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이끄는 단합당이 제1당인 공산당에 1%이내의 근소한 차이로 육박한 예상밖의 총선결과는 내년 6월에 있을 대통령 선거의 향방과 러시아의 앞날을 내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의 관심을 끌고있다.

이번 총선결과 단합당의 대약진은 러시아가 지난 10년간 꾸준히 추진해온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로의 개혁이 거둔 값진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단합당은 지난해 대외채무에 대한 지불유예(모라토리움)사태까지 빚었던 극심한 경제난과 정치·사회적 혼란으로 지도력을 의심받아온 옐친 대통령과 푸틴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급히 만든 정당이었다.‘개혁정책의 연속성’과 ‘정부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내건 단합당의 도약은 러시아 국민들이 낡은 이념이나 급진적인 변화보다는 안정속의 점진적인 개혁을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의 개혁으로 러시아가 안정된 민주주의 사회로 착실히 변화하고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세계는 이제 이념보다는 경제적실용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급격히 변화하고있으며 러시아도 이러한 추세를거스르기 어렵다는 것을 증명한 총선 결과라 하겠다.

이번 총선으로 푸틴 총리는 내년 대선에서 가장 강력한 선두 주자로 떠올랐다.여론조사에서 그에 대한 지지율이 50%에 이르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푸틴 총리의 인기는 체첸사태에서 보여준 그의 강경한 자세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푸틴 총리의 급부상과 함께 이번 총선에서 확인된 러시아 민족주의의 강한 바람은 주목되는 부분이다.미국과 함께 양대 강대국으로 군림했던 옛 소련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향수는 세계가 경계해야할 위험이기 때문이다.

공산당을 중심으로한 좌파가 장악해왔던 러시아 의회가 우파들의 지배로 바뀌게 된 것은 세계질서를 위해 다행한 일이라 하겠다.공산당의 거부로 비준이 거부됐던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2)의 비준 가능성이 높아졌고 때때로 마찰을 빚어왔던 러시아의 미국 및 서방과의 외교관계도 한결 부드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으로 한·러 수교 10주년을 맞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도 이번 총선결과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러시아는 한반도문제에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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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제협력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외교부문은 공산당이 주도하는 의회의 영향으로 그렇게 긴밀하지 못했던 편이었다.이번 총선 결과가 한국과 러시아를 더욱 가깝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1999-12-2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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