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성자(聖者)’ 로 베르 브레송(1907∼).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감독 가운데 하나인 그의 작품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영화비평 계간지 ‘필름 컬처’는 17일부터 23일까지 제2회 필름컬처 영화주간을 열어 브레송의 대표작 8편을 상영한다.서울 정동 아트홀에서 열리는 이번영화제에서 선보일 브레송의 작품들은 모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것들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브레송은 프랑스 누벨 바그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진정한 의미의 영화작가.
인간의 영혼이라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집요한 추구는 1950년대 그의 영화를 세계적으로 가장 혁신적인 작품 축에 들게 했다.영화산업의 주류에진입하려 애쓰지 않았다는 점에서 브레송은 아웃사이더였다.그러나 비타협적인 자세로 일관하면서도 그는 주류 영화계에 끊임없이 충격을 줬다.이번 영화제에서는 프랑스 영화가 현대영화로 가는 길을 닦아 놓은 브레송의 면모를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거장의 세계’라는 이름 아래 소개될 브레송의 영화는 ‘볼로뉴 숲의 여인들’‘저항’‘소매치기’‘잔 다르크의 재판’‘당나귀 발타자르’‘무셰트’‘호수의 란슬로트’‘돈’.‘무셰트’는 조르주 베르나노스의 소설을원작으로 한 것으로 14세 소녀 무셰트가 강간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버리기까지의 과정을 일종의 종교적 수난기처럼 보여준다.‘호수의 란슬로트’는아더왕 전설을 소재로 한 작품.성배를 찾기 위한 고투에서 돌아온 기사 란슬로트는 왕비 기느비어에 대한 사랑과 아더왕에 대한 충성,그리고 신에 대한경배라는 딜레마 속에서 고민에 빠진다.브레송은 익히 알려진 이 소재에서로맨스와 스펙터클,마술적 요소를 모두 제거해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영화적 약동감을 안겨준다는 데 이 영화의 미덕이 있다.‘당나귀 발타자르’는 인간의 모순과 허위를 증언하는 매개자로 당나귀를 내세운 독특한 방식의 영화로 눈길을 끈다.
한편 이번 영화주간에는 브레송의 영화 외에 1960년대 일본 뉴 웨이브 영화들도 소개한다.프랑스 누벨 바그의 주역들이 시네필(영화광)이었던 데 비해일본 뉴 웨이브의 감독들은 영화에 대한 관심보다는 정치적·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던 점이 색다르다.따라서 일본의 뉴 웨이브 영화들은 출발당초부터 강한 정치성를 드러낸다.오시마 나기사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
이번 행사에서는 일본 뉴 웨이브의 개막을 알린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초기대표작 ‘청춘 잔혹이야기’를 비롯,막부시대 말기를 배경으로 한 지사의 야심과 파멸을 그린 시노다 마사히로의 ‘암살’,인간의 본원적인 성적 에너지를 다룬 이마무리 쇼헤이의 ‘인류학 입문’,스즈키 세이준의 ‘살인의 낙인’등 4편이 선보인다.
이밖에 98년 베니스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인 ‘드라이 클리닝’(감독 안 폰테인)과 핀란드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성냥공장 소녀’란 작품이 ‘월드 시네마 걸작선’이란 제목으로 상영된다.입장료 4,000원 (02)736-6069김종면기자 jmkim@
브레송은 프랑스 누벨 바그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진정한 의미의 영화작가.
인간의 영혼이라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집요한 추구는 1950년대 그의 영화를 세계적으로 가장 혁신적인 작품 축에 들게 했다.영화산업의 주류에진입하려 애쓰지 않았다는 점에서 브레송은 아웃사이더였다.그러나 비타협적인 자세로 일관하면서도 그는 주류 영화계에 끊임없이 충격을 줬다.이번 영화제에서는 프랑스 영화가 현대영화로 가는 길을 닦아 놓은 브레송의 면모를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거장의 세계’라는 이름 아래 소개될 브레송의 영화는 ‘볼로뉴 숲의 여인들’‘저항’‘소매치기’‘잔 다르크의 재판’‘당나귀 발타자르’‘무셰트’‘호수의 란슬로트’‘돈’.‘무셰트’는 조르주 베르나노스의 소설을원작으로 한 것으로 14세 소녀 무셰트가 강간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버리기까지의 과정을 일종의 종교적 수난기처럼 보여준다.‘호수의 란슬로트’는아더왕 전설을 소재로 한 작품.성배를 찾기 위한 고투에서 돌아온 기사 란슬로트는 왕비 기느비어에 대한 사랑과 아더왕에 대한 충성,그리고 신에 대한경배라는 딜레마 속에서 고민에 빠진다.브레송은 익히 알려진 이 소재에서로맨스와 스펙터클,마술적 요소를 모두 제거해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영화적 약동감을 안겨준다는 데 이 영화의 미덕이 있다.‘당나귀 발타자르’는 인간의 모순과 허위를 증언하는 매개자로 당나귀를 내세운 독특한 방식의 영화로 눈길을 끈다.
한편 이번 영화주간에는 브레송의 영화 외에 1960년대 일본 뉴 웨이브 영화들도 소개한다.프랑스 누벨 바그의 주역들이 시네필(영화광)이었던 데 비해일본 뉴 웨이브의 감독들은 영화에 대한 관심보다는 정치적·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던 점이 색다르다.따라서 일본의 뉴 웨이브 영화들은 출발당초부터 강한 정치성를 드러낸다.오시마 나기사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
이번 행사에서는 일본 뉴 웨이브의 개막을 알린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초기대표작 ‘청춘 잔혹이야기’를 비롯,막부시대 말기를 배경으로 한 지사의 야심과 파멸을 그린 시노다 마사히로의 ‘암살’,인간의 본원적인 성적 에너지를 다룬 이마무리 쇼헤이의 ‘인류학 입문’,스즈키 세이준의 ‘살인의 낙인’등 4편이 선보인다.
이밖에 98년 베니스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인 ‘드라이 클리닝’(감독 안 폰테인)과 핀란드 감독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성냥공장 소녀’란 작품이 ‘월드 시네마 걸작선’이란 제목으로 상영된다.입장료 4,000원 (02)736-6069김종면기자 jmkim@
1999-12-1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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