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정 前장관 검찰출두 이모저모

김태정 前장관 검찰출두 이모저모

입력 1999-12-04 00:00
수정 1999-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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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정(金泰政) 전 법무부장관이 사실상 피의자 자격으로 검찰에 소환된 3일 대검청사는 하루종일 참담한 분위기였다.

불과 6개월전만해도 대검청사의 주인이자 검찰의 사령탑이었던 김 전 장관이 소환되자 대검 간부와 직원들은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검찰은 그러나 의혹만 더 부풀렸던 지난 5월의 수사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듯새로운 결의를 다지기도 했다.

■김 전 장관은 예정보다 30분가량 늦은 오전 10시30분쯤 대검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감색 양복 차림의 김 전 장관은 다소 피곤한 기색이었으나 보도진에게는 엷은 미소를 띠는 등 애써 평정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그는 내사추정 문건의 출처나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언급을 피한 채 7층 중수부장실로 곧장 향했다.예우차원에서 로비에서 대기했던 검찰 직원들도 할말을 잃은 듯 묵묵히 김 전 장관의 뒤를 따랐다.

■김 전 장관은 조사받기에 앞서 신광옥(辛光玉) 대검 중수부장과 약 15분동안 차를 마시면서 괴로운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어색한 분위기가이어지자 신 중수부장은 근황을 물으면서도 “후배 검사들의 신문에 모든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중수부장실을 나온김 전 장관은 11층 조사실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타는 순간 북받쳤던 감정이 끓어오르는 듯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이날 오후 2시55분 피조사자 자격으로 대검에 출두한 박주선(朴柱宣) 전청와대 법무비서관도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박 전 비서관은 “옷로비 사건을 내사하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국민적 의혹만 불러일으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국민께 죄송할 따름”이라고 심정을 피력했다.

■신승남(愼承男) 대검 차장 등 대검 간부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집무실에서TV를 통해 김 전 장관의 소환을 지켜봤다.김천지청 청사 준공식에 참석하기위해 지방에 내려간 박순용(朴舜用) 검찰총장도 김 전 장관의 출두소식을 듣고 대구 고·지검 순시 일정을 단축,이날 오후 급거 귀경했다.

■김 전 장관이 소환됐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검사들은 일손을 놓은 채 넋을잃은 표정이었다.서울지검의한 검사는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을 지낸 선배가 검찰에 불려와 조사받는 마당에 민원인들이나 피의자들을 어떻게 대해야할 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또다른 검사는 “하루빨리 옷로비 파문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1999-12-0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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