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일 수교협상 바람직

[사설] 북-일 수교협상 바람직

입력 1999-12-04 00:00
수정 1999-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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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을 방문한 일본의 초당파 의원대표단과 북한 노동당이 북·일수교협상의 연내 재개에 합의함에 따라 지난 92년 11월 이후 중단됐던 북·일 국교정상화 협상이 다시 열리게 됐다.북한과 일본간 대화의 시작은 지난해 8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경색됐던 관계를 풀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며 한반도의 안정과 남북관계의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과 일본이 쉽게 양보할 수 없는 여러가지 현안에도 불구하고 아무 조건없이 협상을 재개키로 합의한 것은 양측 모두에게 관계개선의 필요성이 절실했기 때문일 것이다.한가지 주목되는 점은 종래의 입장을 굽힌 북한의 변화이다.북한은 이번 합의에서 수교협상의 주요 장애였던 일본인 납치의혹에 대해 비록 ‘행방불명자 차원’이라는 단서를 붙이기는 했지만 조사할 것을 약속했다.일본인 납치는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잡아떼던 지금까지의 주장에서대폭 후퇴한 것이다.수교협상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식량지원의 재개도 적십자 차원의 인도적인 지원으로 양보했다.북한이 수교협상 재개합의를 바로 보도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우리는 북한의 이러한 변화가 더 이상의 대립과 고립에서 벗어나겠다는 인식의 결과이기를 기대한다.

일본측으로서도 북한과의 관계개선은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안보적 위협을 해소한다는 현실적인 이해와 함께 과거사의 정리차원에서도 북·일관계의 정상화는 필요할 것이다.일본의 이런 희망은 북·일 공동성명에서 ‘가능한 한 빨리 불행한 과거의 역사를 청산해 양국 국민의 이익에 부합되도록 북·일관계를 개선 발전시켜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다짐한 것이나,이번 의원방북단이 관계개선을 바라는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의 친서를 김정일(金正日)총비서에게 전한 데서도 잘 나타나있다.수교협상이 재개된다고 하여 북·일관계가 바로 정상화된다고 보기는물론 어렵다.일본인 납치의혹과 북송 일본인 처(妻) 고향방문,전후 보상문제 등 넘어야 할 난제들이 많다.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단보장도 큰 걸림돌이다.그러나 북한이 미국에 이어 일본과도 대화에 나섰다는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라 할 것이다.

관계개선을 위한 북·미 고위급회담과 북·일 수교협상의 재개는 우리에게바람직하고 환영할 일이다.우리 정부가 그동안 일관되게 추진해온 대북포용정책의 성과라 할 수도 있다.북·미,북·일관계의 개선은 결과적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냉전체제의 해체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1999-12-0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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