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체첸사태

[외언내언] 체첸사태

장정행 기자 기자
입력 1999-11-12 00:00
수정 1999-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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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만한 면적(1만9,000㎢)에 인구 130만명에 불과한 러시아의 체첸공화국에 국제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체첸 내의 회교 게릴라들을 소탕한다는명분으로 시작된 러시아군의 체첸 공격이 두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제2의 코소보사태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체첸 사태가 점차 악화되자 그동안 러시아의 내부문제로 간주하여 방관해오던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수차례 강력한 경고를 보낸 데 이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도 사태해결을 위해 개입할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오는 17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OSCE는 체첸사태가 이제 더이상 러시아의 내부문제가아니라며 체첸 난민들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단을 파견키로 하는 등적극적인 개입을 선언했다.미국과 유럽국가들의 개입움직임에 러시아는 당연히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체첸 사태가 자칫 서방과 러시아의 대결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300여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 8월과 9월의 잇단 아파트 폭탄테러사건을 체첸 회교반군들의 소행으로 보아 체첸 내의 테러리스트를소탕하고 안전지대를구축한다는 것이 러시아가 내세운 표면적인 공격 이유다.전투기와 장갑차를앞세운 러시아군은 이미 체첸 북부지역의 대부분을 장악한 데 이어 수도 그로즈니를 포위하고 대통령궁을 중심으로 한 도심에 로켓포 공격을 퍼붓고 있다.벌써 사망자가 3,000여명에 이르며 20여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러시아군의 공격은 체첸 전국으로 확대되고 이에 저항하는 체첸의 반격도 만만찮아 사실상 러시아와 체첸의 전면전으로 발전하고 있는 양상이다.

회교 국가로 독립하기 위한 체첸의 저항은 역사가 오래됐다.17세기 러시아제국에 의해 러시아에 편입된 체첸은 2차대전 때 독일과 협력하여 독립을 꾀했으나 독일의 패전으로 무산됐고 지난 91년 구 소련이 해체되자 다시 독립을 선포했다.94년부터 21개월간 러시아와 혈전을 벌인 끝에 완전 독립국가는아니지만 독립적인 군대와 행정체제를 갖춘 러시아의 자치공화국이 됐다.

러시아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막대한 군사비 지출을 무릅쓰고 체첸공격을 감행한 것은 이번 기회에 체첸의 독립의지를 꺾고 체첸을 완전히 장악하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의회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복잡한 국내정치에이용하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러시아의 의도가 무엇이든 그대로 둘 경우 체첸 사태는 장기화가 불가피하며 엄청난 희생과 피해를 낼 것이 분명하다.국제사회가 하루빨리 개입하여 평화적인 해결의 길을 찾아야 하는것은 바로 이러한 재앙을 미리 막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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蔣正幸 논설위원 chc@
1999-11-1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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