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인현동의 참사는 또한번 ‘판단의 혼란’을 불러왔다.‘안전불감증’이니 ‘소방안전 마비’ 혹은 ‘청소년문제’니 ‘사회적 도덕성의 해이’라는 수식어들이 대형 참사때마다 약속이나 한 듯이 등장한다.책임을 가릴 때쯤이면 너도 잘못이고 나도 잘못이라거나,나는 노력할 만큼 했는데 책임을묻느냐고 항변하곤 한다.
하나같이 모두 잘못했다거나 양쪽이 나름대로 할 만큼은 했다는 주장이다.
어느 쪽 분석이나 주장도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그러나 이번 만큼은 양비론이나 양시론에서 비롯된 ‘판단의 혼란’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대형 참사가 반복되는 작금의 현실은 바로 양비론이나 양시론의 틈 새에서 잉태되어 왔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이번 참사를 지켜보면서 많은 어른들은 ‘어린 나이에 안됐다’며 희생된청소년들을 안타까워 한다.그러나 한편에선 ‘호프집을 드나드는 것은 학생의 본분에서 벗어난 행동’이라고 나무란다.
그렇지만 백보를 양보한다 해도 이들 미성년자를 상대로 불법영업을 해온호프집과 당구장 주인에게 근원적책임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좀더 거창하게말하면 기성세대와 사회적 책임을 들먹이고 싶다.
사춘기에 친구들과 술을 먹었다고 해서 불량청소년으로 매도하는 것은 지나치다.실제로 희생된 학생들 가운데는 학교 축제가 끝난 뒤 분위기에 휩쓸려난생 처음 술집에 갔다가 변을 당한 학생들도 많다.설사 그런 장소에 자주갔다 하더라도 ‘죽어도 싼 아이’로 치부되어서는 안된다.젊은 날 잠시 굴절된 길을 걷다가도 나중에 철이 들어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사람들이얼마든지 있다.
정말로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은 감성적이고 판단력이 약한 아이들을 이용해돈을 버는 사람들과 학생들을 환락으로 이끄는 사회적 환경이다.문제의 호프집 실제 주인 정모씨는 인현동 일대에서 10여년간 학생들을 상대로 호프집등을 하면서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한다.
‘아이들 장사’만이 확실한 돈벌이라는 사실을 체득한 정씨는 영업장 폐쇄명령을 받고도 장사를 계속했다.
정씨뿐이 아니다.청소년들을 유혹해 부를 축적해가는 업종이 날로 늘어가고있다. 청소년 사고가 있을 때마다 제기되는 사회적 책임론이 이번 만큼은 공염불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김학준 전국팀기자 hjkim@]
하나같이 모두 잘못했다거나 양쪽이 나름대로 할 만큼은 했다는 주장이다.
어느 쪽 분석이나 주장도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그러나 이번 만큼은 양비론이나 양시론에서 비롯된 ‘판단의 혼란’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대형 참사가 반복되는 작금의 현실은 바로 양비론이나 양시론의 틈 새에서 잉태되어 왔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이번 참사를 지켜보면서 많은 어른들은 ‘어린 나이에 안됐다’며 희생된청소년들을 안타까워 한다.그러나 한편에선 ‘호프집을 드나드는 것은 학생의 본분에서 벗어난 행동’이라고 나무란다.
그렇지만 백보를 양보한다 해도 이들 미성년자를 상대로 불법영업을 해온호프집과 당구장 주인에게 근원적책임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좀더 거창하게말하면 기성세대와 사회적 책임을 들먹이고 싶다.
사춘기에 친구들과 술을 먹었다고 해서 불량청소년으로 매도하는 것은 지나치다.실제로 희생된 학생들 가운데는 학교 축제가 끝난 뒤 분위기에 휩쓸려난생 처음 술집에 갔다가 변을 당한 학생들도 많다.설사 그런 장소에 자주갔다 하더라도 ‘죽어도 싼 아이’로 치부되어서는 안된다.젊은 날 잠시 굴절된 길을 걷다가도 나중에 철이 들어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한 사람들이얼마든지 있다.
정말로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은 감성적이고 판단력이 약한 아이들을 이용해돈을 버는 사람들과 학생들을 환락으로 이끄는 사회적 환경이다.문제의 호프집 실제 주인 정모씨는 인현동 일대에서 10여년간 학생들을 상대로 호프집등을 하면서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한다.
‘아이들 장사’만이 확실한 돈벌이라는 사실을 체득한 정씨는 영업장 폐쇄명령을 받고도 장사를 계속했다.
정씨뿐이 아니다.청소년들을 유혹해 부를 축적해가는 업종이 날로 늘어가고있다. 청소년 사고가 있을 때마다 제기되는 사회적 책임론이 이번 만큼은 공염불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김학준 전국팀기자 hjkim@]
1999-11-0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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