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광장] 본 공화국과 베를린 공화국

[대한광장] 본 공화국과 베를린 공화국

백경남 기자 기자
입력 1999-10-06 00:00
수정 1999-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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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은 통독 9주년 기념일이었다.이제 독일통일은 독일인과 주변국에 있어서일상적인 생활속에 자리를 잡아 통일의 감격은 과거사가 되었다. 그 가운데9월6일 베를린 연방의회의 이전을 계기로 현재 독일 국가의 정체성의 담론속에는 ‘본공화국’과 ‘베를린공화국’의 자리매김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월1일 라인강의 작은 도시 본에서는 ‘50년 동안의 본 민주주의에 대한 감사’라는 모토 아래 본에서 마지막 연방의회가 열렸다.두 공화국 논쟁과 관련,자유와 평화속에서 통일의 대업을 이룩한 헬무트 콜 전 총리는 베를린이 지배하던 독일의 역사를 회고하면서 독일의 젊은 세대들에게 의미있는,역사적인 정치적 유언을 남겼다.

그 메시지에 의하면 70여년 동안 베를린이 지배한 독일은 민주주의의 부재로 비극적 경험을 하였다.그러므로 도덕과 정치를 파멸시킨 나치스시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과 고향과 재산을 빼앗긴 역사로부터 유럽과 독일은 19세기와 20세기의 민족주의적 권력정치의 그늘에서 탈피,‘유럽의 집’을 건설해야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러한 맥락에서 유럽통일과 독일통일을 하나의 고리에 연결한 그는 ‘본공화국’과 ‘베를린공화국’의 구분을 거부했다.“독일은 베를린으로 가지만새로운 공화국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어쩌면 민주주의를 성숙시키고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본공화국은 그에 있어서 감사와 행복의 상징일 것이다.

50여분 동안의 연설에서 그는 독일인들에게 겸허,협력 정신,그리고 자기도취의 유혹에 대한 저항을 촉구했다.콜의 세대들은 독일 땅에서 평화와 자유의 세기를 위해 노력했으므로 이제 다음 세기를 주도할 젊은 세대들은 그 평화와 자유를 지켜달라는 주문이었다.

지난 9월6일 연방의회의 베를린에서의 업무 시작으로 독일은 베를린공화국시대를 맞이하여 베를린은 독일 정치와 유럽 정치의 중심지가 되었다.누가뭐래도 본정치는 베를린정치 시대를 여는 초석이었다.본이 이룩한 민주주의와 평화와 자유 없이 오늘의 베를린 시대는 상상할 수 없다.

본공화국에는 바이마르공화국 시대 폭력적인 나치스의 반민주세력에 의한 민주주의의 좌절에 대한 독일국민의 책무와 종족 이데올로기 아래 거대한 참화를 유럽에 입혀,역사발전에 진보의 신앙을 망가뜨린 독일인의 역사에 대한성찰이 배어있다.

독일인은 지난 45년 동안 모순과 고통에 찬 역사를 지난 시기 과오의 대가로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눈물과 고된 시련으로 파시즘을 청산하면서 민주주의와 자유,평화와 번영을 건설해 주변 강대국의 방해 없이 국제사회로부터면죄부를 당당하게 부여받은 베를린공화국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때문에 다시 태어나려는 노력으로 점철된 본공화국은 겸허하게,역사적 과오에 대한 성찰로 꽉 차 있는가하면,괄목할 만한 경제적 능력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 책임과 정치적인 역할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대신 베를린공화국은본공화국이 힘겹게 이루어 놓은 터전 위에서 과거의 업보로부터 자유로운 유럽화된 독일의 맥락에서 대국의 조건이 갖추어진 공화국에로의 이행을 뜻한다.

그래서 독일의 새로운 세대는 분단된 독일을 상징하는 본공화국이 아니라 통일되고 유럽화된 베를린공화국을 만들어가고 있다.그래서 냉전과 분단시대의자유와 평화와 번영과 민주주의를 힘겹게 일구어온 본공화국시대 세대들이바라본 베를린은 낯설게 변해가고 있다.새로운 변화는 1991년 이후 베를린중심가에서 매년 열리는 7월 한여름의 ‘사랑의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100만명이 넘는 젊은이들의 정신이 주도해간다.전쟁과 분단 이데올로기로부터자유로운 그들은 첨단 테크노 뮤직으로 평화와 자유에 대한 정열을 베를린을만들어가는 데 쏟아, 시와 조형미술,음악에서 젊은이들이 숨을 쉴 새로운 자유의 공간을 만들어간다.

히틀러의 폭압적 정치를 상징하는 건축,자유를 위해 투쟁한 영웅들의 기념비,동서이데올로기의 분열과 갈등,호수와 숲과 평야와 강물이 있는 베를린에는 사회적,경제적,정신적 변화에 새로운 삶의 양식이 펼쳐지고 있다.20세기의 이념을 극복하고 태어난 베를린공화국에는 본공화국을 건설한 세대와 다른 세대에 의해 빨라진 맥박속에서 본공화국의 소망이 조각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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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 京 男 동국대 사회과학대학장]
1999-10-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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