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반도 냉전해체의 시작

[사설] 한반도 냉전해체의 시작

입력 1999-09-27 00:00
수정 1999-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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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사일 발사 유예를 공식 선언했다.베를린 북·미 고위급회담 타결에 따른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완화 발표에 대한 북한의 첫 공식 화답이다.

비록 ‘북·미 고위급회담 기간중’이라는 단서가 붙어있기는 하지만 북한의미사일 발사 중단선언은 한반도 냉전체제 해체로 가는 첫 걸음이라는 의미를가지며 크게 환영할 일이다. 이로써 북한 미사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는 일단 덜게 됐으며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이 제시한 한·미·일의 대북 포괄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바탕이 마련됐다고 하겠다.

북한은 지난 24일 외무성 대변인의 미사일 발사 잠정중단 발표에 이어 백남순 외무상이 26일 제54차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북·미 고위급회담이 개최되는 동안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을 것’을 거듭 밝혔다.북한의 외교책임자로서는 7년 만에 처음으로 유엔총회에 참석한 외무상이 총회연설에서 미사일발사 중단을 선언한 것은 일종의 국제적 공약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백남순은 미국이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관계개선을 위해 애쓸 경우 북한은 충실한신뢰로 답할 것도 약속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단과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조치로 페리보고서의 1단계 목표는 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앞으로 계속될 북한과의 각종 대화를통해 북한이 핵 및 미사일 개발을 완전히 포기한다는 ‘신뢰할 만한 보장’을 확보하기 위한 2단계 중기 목표가 추진될 것이다.북한의 강석주 외무성제1부상이 다음달중 미국을 방문,페리 조정관과 고위급 회담을 갖고 미사일전문가들의 실무협상이 열릴 예정이다.일본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북·일 국교정상화 회담도 가까운 장래에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북한이 미사일 개발과수출을 중단하고 미사일기술 통제체제(MTCR)에 들어오기까지는 물론 상당한어려움과 시간이 걸릴 것이다.그러나 북·미,북·일간 대화와 접촉은 활발해질 것이며 이를 통한 북한의 변화를 기대해 봄직하다.그동안 많은 대가를 치르며 어렵게 이루어진 대화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북한은 물론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변 관계국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단으로 한동안 경색됐던 남북간 교류와 협력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미 북한은 남북관계에서도 몇 가지 의미있는 신호를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한반도 문제해결의 주체는 결국 남과 북이다. 페리보고서의 새로운 대북정책도 최종목표는 남북간 평화공존이다.교류·협력의 활성화와 함께 남북 대화 재개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단선언이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 공동번영의길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1999-09-2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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