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도 지진 대비해야

[사설] 우리도 지진 대비해야

입력 1999-09-23 00:00
수정 1999-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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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지변의 하나인 지진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것같다.지난달 터키 지진이 일어난 지 한달여 만에 타이완(臺灣) 중부를 강타한 지진의 참상을 바라보면서 과연 한반도는 지진으로부터 안전한가라는 우려를 갖게 한다.

우리의 인접국인 일본이 지진지대인데다 이번엔 우리 쪽에서 한층 가까운 타이완의 지진 발생은 이제 강건너 불보듯 구경만할 것이 아니라는 경각심을일깨워준다.

타이완의 진앙지가 인구밀집지역인데다 지진 하루만에 사망자가 1,800명을넘어서고 부상 또는 매몰자가 1만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는 것을 보면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잦은 지진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은 90년대 이후 꾸준하게 제기돼온 문제다.더구나 이번 타이완 지진은 지난달 터키를 강타했던 지각운동이 서서히 동아시아 쪽으로 움직이는 징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최근 몇년 사이 태평양판(PLATE)의 상승작용이 활발해지면서 일본과 중국에서는 리히터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그 사이에 위치한 한반도도 단층 균형이 깨어지면서 지진이빈발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의 지진 발생은 지난 96년 지진 관측 18년 만에 가장 많은 40차례나 발생했는가 하면 지난해엔 32차례,올 들어 33차례로 대부분 리히터 규모 4.0의 미진이라고 하지만 잦은 지진은 아무래도 유쾌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터키의 경우 지진피해가 늘어난 것은 인구의 도시 집중과 부실공사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우리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살고 있고 토목·건축공사에 각종 비리가 연루되고 멀쩡한 대낮에 산이 무너져내리고 비가 조금만 와도 아파트 붕괴위험이 도사린 현실이고보면 우리의 경우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다.

소규모의 잦은 지진이 대규모의 지진 발생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임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진 발생시 관측체계와 내진설비가 취약하고 당국의 방재시스템마저 미흡한 상태다.정부는 이번 기회에 국가의 주요 기간시설은 물론전국에 산재해 있는 고층빌딩 아파트 교량 철도 지하철 등이 과연 안전한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진에 대비한 전문인력보강과 연구소 설치,장비개선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민방위훈련도 중요하지만 우리 국민에게 지진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고 대피와 행동요령에 대해서도 교육을 실시할 때라고 생각한다.천재지변은 예측할 수 없지만 큰 재앙을 피할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1999-09-2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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